갈등 원인에 대한 추측은 갈등 해결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직장인 A는 최근 상사 B가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지난주와 달리 업무에 관한 대화도 줄었고,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예전과 달리 차갑게 느껴지고 있다. B의 태도가 달라진 이유를 며칠 동안 생각했지만,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찾지 못했다. 답답한 마음에 친구 C를 불러 술을 마시면서 하소연을 했다. C는 A와 대화하면서 평소 B의 행동에서 비난거리를 찾으려고 A에게 이에 관해 질문을 했고, A는 B가 불편했던 상황과 주변 사람들한테서 들은 가십들을 C에게 말했다. A는 C와 대화를 하면서 마음이 편해지기는커녕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직장인이라면 이런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상사, 동료나 후배 그리고 지인 등과의 갈등은 수시로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A가 갈등 상대인 B와 직접 대화를 통해 갈등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하기보다는 갈등 당사자인 B가 아닌 C와 같은 제삼자와 대화하면서 갈등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 방법을 찾는 경우가 흔하다. 물론 상사인 B에게 자기를 대하는 태도가 변한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기 위해서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또한, 상사가 변했다고 생각한 것이 자기 혼자만의 착각이었다면 그로 인한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당사자와의 직접 대화를 꺼린다.
갈등 당사자와의 대화를 주저하는 또 다른 이유는 대화 요령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대화 능력이 부족하거나 마음이 불편한 상태에서 하는 대화는 상대의 말을 온전히 듣기 어렵고 자기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기도 어려워 또 다른 갈등을 낳을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시간이 지나면서 갈등이 저절로 해결되기만을 바라기도 한다.
갈등 당사자가 아닌 제삼자와의 대화는 갈등의 원인을 ‘추측’해야 한다. 제삼자와 대화하면서 추측한 갈등의 원인이 정확하다면 분명히 갈등 해결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당사자만 알고 있는 갈등의 원인을 제삼자가 파악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에 가깝다. 이렇게 제삼자와 추측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해결 방법이 갈등 상대의 마음을 녹이기는커녕 오히려 더 얼어붙게 할 가능성만 키울 뿐이다.
만약 제삼자가 갈등에 관한 지식이 많은 사람이라면 갈등 해결은 어렵더라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은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못한 사람과 대화하면서 갈등의 원인을 추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대와 갈등 해결을 시도한다면 갈등이 해결되기는커녕 갈등이 악화할 가능성만 커진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용기를 내어 갈등 상대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다. 갈등으로 인해 이미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지고 있는데 한 번 더 물어본다고 더 이상 나빠질 것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