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쯤이야’하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필자가 버스에서 내려 집에 가기 위해서는 아파트 단지 사이에 조성된 공원길을 걷게 된다. 차량 통행이 금지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통행을 하고 있다. 이 길의 끝자락에는 약간 경사진 언덕이 있다. 봄, 여름과 가을에는 별문제가 없지만 겨울에 눈이 오고 나면 경사진 언덕에 눈이 쌓여 얼게 되면 미끄러워 다니기 어렵게 된다.
눈이 내린 날이 있었다. 그날도 버스에서 내려 미끄러운 그 길을 조심조심 걸어오는데 아이들 10여 명이 경사진 언덕길에서 눈썰매장에서 사용하는 썰매를 이용해 내려오고 있었다. 언덕이 시작되는 곳에서는 어른 한 명이 아이들 눈썰매 타는 것을 도와주고 있었다. 이렇게 언덕에서 눈썰매를 타는 사람들은 이 길을 이용해야 하는 필자의 아파트 단지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이 길을 이용하지 않는 옆 단지에 사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경사진 길을 다니기 얼마나 불편한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저 자신들이 공짜로 즐길 수 있는 놀이터 정도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이 길에서 처음부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눈썰매를 즐긴 것은 아니다. 아파트가 처음 지어졌을 때는 눈썰매를 타는 사람이 없었는데 한 해 두 해 시간이 지나면서 한두 명씩 늘어나더니 어느 순간 눈썰매장의 썰매를 구입해서 타기에 이른 것이다.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것으로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이 있다. 1969년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 교수에 의해 실행된 매우 흥미 있는 실험이 그것이다.
우선 치안이 비교적 허술한 골목을 고르고, 거기에 보존 상태가 동일한 두 대의 자동차를 보닛을 열어놓은 채로 1주일간 방치해 두었다. 다만 그중 한 대는 보닛만 열어놓고, 다른 한 대는 고의적으로 창문을 조금 깬 상태로 놓았다.
약간의 차이만이 있었을 뿐인데, 1주일 후, 두 자동차에는 확연한 차이가 나타났다. 보닛만 열어둔 자동차는 1주일간 특별히 그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보닛을 열어 놓고 차의 유리창을 깬 상태로 놓아둔 자동차는 그 상태로 방치된 지 겨우 10분 만에 배터리가 없어지고 연이어 타이어도 전부 없어졌다. 그리고 계속해서 낙서나 투기, 파괴가 일어났고 1주일 후에는 완전히 고철 상태가 될 정도로 파손되고 말았던 것이다.
단지 유리창을 조금 파손시켜 놓은 것뿐인데도, 그것이 없던 상태와 비교해서 약탈이 생기거나, 파괴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것이다. 게다가 투기나 약탈, 파괴 활동은 단기간에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실험에서 사용된 ‘깨진 유리창’이라는 단어로 인해 ‘Broken Window’라는 새로운 법칙이 만들어졌다. 이러한 ‘깨진 유리창의 법칙’은 나중에 세계 유수의 범죄 도시 뉴욕시의 치안 대책에도 사용되었다.
미국의 라토가스 대학의 겔링 교수는 이 ‘브로큰 윈도’ 법칙에 근거해서 뉴욕시의 지하철 흉악 범죄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낙서를 철저하게 지우는 것을 제안했다. 낙서가 방치되어 있는 상태는 창문이 깨져있는 자동차와 같은 상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낙서 지우기를 하고 나서 뉴욕시의 지하철 치안은 어떻게 되었을까? 믿기 어렵겠지만, 그때까지 계속해서 증가하던 지하철에서의 흉악 범죄 발생률이 낙서 지우기를 시행하고 나서부터 완만하게 되었고, 2년 후부터는 중 범죄 건수가 감소하기 시작하였으며, 94년에는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뉴욕의 지하철 범죄 사건은 놀랍게도 75%나 급감했던 것이다.
이런 사례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요즘 거리에는 쓰레기통을 찾기가 쉽지 않다. 버려야 할 휴지가 생기면 버릴 곳이 없어 난처하지만 어쩔 수 없이 불편을 감수하면서 손에 들고 가고 있는데 옆 골목 입구에 쌓여 있는 쓰레기를 발견했다면 어떻게 행동할까? 깨끗한 거리에서는 쉽게 쓰레기를 버리지 못했던 사람들도 쌓여 있는 쓰레기 위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버릴 수 있게 된다.
이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누군가가 규칙을 어기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들도 쉽게 어기게 되는 것과 함께 작은 규칙을 어기는 것이 큰 규칙을 어기는 시작이라는 것이다. 마음속으로 ‘내가 처음도 아닌데 뭐 어때’ ‘다른 사람도 했는데 나도 안 될게 뭐 있어?’하면서 규칙을 어기는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게 된다.
결국 정해진 규정을 처음 어기기는 쉽지 않지만 규정을 어긴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안 순간부터는 규칙을 어기는 것에 대한 부담이 한결 줄어들기 때문에 쉽게 규칙을 어기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나 하나쯤이야’하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 대신 ‘내가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대답을 찾기 바란다. 이런 노력을 하면 할수록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편안함 속에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