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불편한 상황을 피하고 싶어 한다. 부하의 실수로 업무에 차질이 생기면 그 상황을 반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상사는 부하가 저지른 실수의 영향을 클수록 부하를 비난하는 강도를 높인다.
다시 강조하지만, 비난의 강도를 높인다고 실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상사는 부하가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을 때 부하를 탓하는 대신 부하로부터 무한 신뢰를 얻는 선택이 훨씬 생산적이다. 앞의 사례에서 식당 예약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택은 크게 ‘계속 예약을 담당한 부하를 비난하면서 괴로운 시간을 보내는 선택’과 ‘빨리 다른 식당을 선택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선택’의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부하는 식당 주인으로부터 예약이 되지 않았다는 말을 듣는 순간 가장 먼저 무슨 생각이 떠올랐을까? 떠오른 생각은 평소 상사가 보여준 태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위의 상황에서 상사의 선택지 또한 부하를 비난하는 것과 다른 식당을 찾는 것이다. 이럴 때 상사가 부하에게 “뭔가 착오가 생긴 것 같으니 빨리 다른 식당을 찾아보자”라고 말한다면 부하는 상사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겠는가? 부하는 상사의 도움을 잊지 못할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처한 사람에게는 작은 도움이라도 큰 힘이 된다. 식당 주인의 실수이든 직원의 실수이든 예상과 다른 결과가 발생하면 누군가는 불만을 표출한다. 이런 소리를 듣는 담당자는 설사 자신의 실수가 아니었더라도 마음속에서는 식당 주인과 자신을 번갈아 비난하는 목소리를 낸다. 이런 목소리가 커질수록 스스로 스트레스 상황에 빠져드는 것이다. 이때 “다른 식당을 빨리 찾자”라는 상사의 목소리는 부하가 진 부담이라는 짐을 내려놓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부하는 이런 상사를 믿고 따르는 것이다.
상사가 스트레스 반응에서 벗어나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다른 팀원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상사가 부하에게 심하게 비난할수록 부하는 ‘지금은 운 좋게 피했지만 언제 나도 저런 처지가 될 수 있다’라고 생각하면서 불안에 떨게 된다. 상사의 스트레스가 그대로 모든 부하에게 전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상사가 차분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본다면 부하는 ‘상사는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부하를 구해주는 사람’이라고 상사의 존재를 받아들이면서 상사를 믿게 된다.
리더십 효과를 위해서는 말이 아니라 행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부하는 리더가 어려운 상황에서 내리는 의사결정을 보면서 성장하기 때문에 리더의 차분한 의사결정은 부하의 성장을 돕고 부하의 신뢰를 얻는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