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비옥한 땅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아무리 좋은 씨앗을 뿌리더라도 땅이 비옥하지 못하면 결실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땅을 비옥하게 만들기 위해 퇴비를 만드는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하는데, 이를 대신할 수 있는 화학비료가 보급되면서 농민들은 수월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되었다.
비료를 이용하여 농사를 짓던 땅은 시간이 지나면서 황폐해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좋은 씨앗을 뿌리더라도 제대로 된 열매를 맺기가 어려워졌고, 어렵게 맺은 열매도 튼실하지 못해 상품성이 떨어지게 되었다. 뒤늦게 이런 문제를 깨닫고 과거로 돌아가 화학비료 대신 퇴비로 땅에 영양분을 보충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탄생한 것이 유기농 농산물일 것이다.
농부에게는 밭이 삶의 터전인 것처럼 모든 사람의 삶의 터전은 가정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취업하는 순간 사람들은 직장을 자기 삶의 터전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런 사람 중에는 결혼을 통해 가정을 꾸리더라도 가정보다는 직장에 더 많은 시간과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도 많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농부가 밭을 가꾸는 것을 소홀히 하듯이 가정을 돌보는데 소홀히 하게 된다.
관심 부족이 가져오는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농부가 농작물에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잡초와 해충이 만세를 부른다. 농부가 게으른 시간을 보낼수록 잡초와 해충의 수는 많아지면서 농부가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만다. 농부가 정성과 시간을 들여 뿌린 소중한 농작물도 전부 버려야 되는 상황이 된다.
가정을 가꾸는 것도 농사와 마찬가지이다. 가장이 가족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되면 가족 구성원 또한 서로에게 무관심해지면서 가족들의 마음속에 ‘불화’라는 잡초가 자라기 시작한다. 가족의 마음속에 잡초가 자리하게 되면 가족에 대한 사랑을 빼앗아 간다. 가족들이 서로를 냉랭하게 대하면서 서로의 얼굴을 보는 것이 불편해진다. 이런 상태가 되면 집에 들어가 불편한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자신과 뜻이 통하는 동료나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다. 이런 시간들이 많아질수록 잡초는 집안에 가득 차게 되고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밭에 잡초가 많으면 밭을 갈아엎고 그다음에 다시 농사를 시작할 수 있지만, 가정은 그렇지 못하다. 농사와 달리 불화라는 잡초로 가득한 가정을 뒤엎고 새로운 씨앗을 뿌리기가 쉽지 않다. 밭에 있는 잡초나 해충은 농작물에만 피해를 주지만 가족의 마음속에서 자라는 잡초와 해충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가족들 마음에도 상처를 남기게 된다. 가족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 심한 경우 목숨까지 빼앗는 일도 있다.
문제는 잡초로 가득한 집에서 자신도 생활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부는 최소한 잡초나 해충으로 가득한 곳에서 밥을 먹거나 잠을 자지는 않는다. 하지만 가족들은 스스로 자신이 음식을 먹거나 쉴 곳을 잡초나 해충으로 가득 채운다. 이런 결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자신을 포함해 자신이 아끼는 가족들인 것이다.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가정을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직장 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신도 모르게 가정에 있던 해충을 직장으로 옮기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출근하면서 부부 싸움을 했다면 근무 시간 내내 업무에 집중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고, 직장에서 전화 통화로 다시 부부 싸움을 하기도 한다. 결국 평소 자신이 자신의 터전을 가꾸는 정도에 따라 가족과 직장 동료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향을 받게 된다.
직장에서 만들어진 해충이 가정에 옮겨지기도 한다. 상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당한 경우, 부하는 스트레스라는 해충을 몸에 붙인 채로 퇴근을 하게 된다. 이 해충은 집에 도착하는 순간 가족에게 옮기게 된다. 스트레스라는 해충은 자신을 반갑게 맞이하는 배우자나 아이들에게 퉁명스럽게 대꾸는 하게 만드는 것부터 가족들과 싸우게 만드는 경우까지 다양한 부작용을 만들게 된다.
직장인들이 해충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토양을 튼실하게 만들어야 한다. 농부가 많은 시간과 정성을 다해 퇴비를 만들어 밭에 뿌리는 것처럼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가정이 건강하면 어지간한 해충은 자라지 못하게 된다. 해충으로부터 자유로운 곳에서 휴식할 때 다음 날 일할 수 있는 에너지를 회복할 수 있게 된다.
지금부터라도 가정의 건강을 위해 노력해 보자. 처음에는 힘이 들고, 이런 시도가 가족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도 있다. 이런 때는 실망하지 말고 ‘나의 관심과 사랑이 더 많이 필요하구나’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조금씩 가족에게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가족들의 마음속에서 잡초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마음의 잡초를 없애는 제초제는 ‘사랑’이다. 지금부터 가족과 동료에게 사랑을 베풀어보자. 아마도 세상이 달라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