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이렇게 된 게 다 너 때문이야”란 말을 수없이 하면서 산다. 자신이 기대하는 것과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 상대를 비난하며 주로 사용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비난한다고 일이 해결되거나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 한구석에 상대방에 대한 미움이 생기면서 관계가 소원해지고, 노여움만 쌓이게 된다. 즉, 감정의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회복 불가능한 갈등 상황으로 치닫게 되는 것이다.
언젠가 사이좋던 동료가 미워진 경험이 있다. 하는 일마다 밉상이라고 생각되니 그런 동료와 같이 일하는 내 자신이 가여워지면서 말도 하기 싫은 상황이 되는 것이다. “어쩌면 이렇게 바쁜 나를 도와주기는커녕 나 몰라라 하는 것이지?”라는 생각에 한 공간에서 숨 쉬는 것조차 힘들었던 경험이었다. 그 당시 여러 가지 업무로 인해 많이 힘들어 도무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았던 암울했던 시간이었다. 막연하게 도와주기를 바라던 동료가 모르는 척 자신의 안위만 챙기는 것 같아 밉기만 했던 시간이다. 그런데 내 삶이 조금씩 정리가 되면서 밉기만 했던 동료가 예전의 든든한 파트너로 다시 보이기 시작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노력하는 모습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감사의 마음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아!
“네 탓이 아닌 내 탓”이구나!
그때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아주 오래전 상담을 배우면서 들었던 한 마디 말이었다. “상대방은 늘 한결같은데 그 사람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다른 것이라고”. 그렇다. 동료가 바뀐 것이 아니라 동료를 바라보는 내 생각과 그로 인해 내 느낌이 바뀐 것이다. 이런 단순한 이치를 재발견한 나 자신이 그저 우습기만 하였다.
상대방에 대한 미움은 상대방으로 인해 기인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십여 년 전에 들었던 이 얘기가 이렇게 가슴에 와닿은 경험은 최근이 처음이다.
네 탓이라고 하면 일시적으로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신의 발전을 해치는 원인이 된다. 문제의 원인을 상대라고 인식하게 되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상대가 변화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뿐이다. 하지만 상대방은 내가 원할 때, 내가 원하는 쪽으로 움직인다는 보장이 없다. 오히려 상대방 또한 내가 자신이 원할 때,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를 바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상대방을 볼 때마다 변하지 않는 상대방에 대해 원망하게 되고, 마음의 거리는 조금씩 멀어지게 된다.
처음부터 업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없다. 지금의 김연아 선수도 처음부터 잘한 것이 아니라 조금씩 발전한 결과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모습인 것이다. 동료와 내가 함께 발전할 방법은 서로의 발전을 지지하며 도와주는 도우미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상대방의 단점을 나의 발전의 기회로 삼는다면 서로의 마음에 상처만 남게 된다. 상대방을 위한 진정한 도우미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강점보다는 약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상대방이 부족한 부분이 많을수록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여지 또한 늘어난다. 이렇게 상대방을 도와주면서 상대방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게 되고, 이런 기분이 자신감으로 연결된다.
세상을 사는 사람 중 반 이상은 부부가 헤어지고, 직장 동료를 비롯하여 상사와 부하 직원 간에 미움의 칼을 갈고 있다. 이들이 이 모든 미움의 원인이 상대방의 행동 때문이 아닌 내가 상대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세상은 좀 더 평화로울 수 있으며, 더불어 사는 기쁨으로 하루하루가 즐거울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느냐에 따라 직장이 천국이 될 수도, 지옥이 될 수도 있다.
“네 탓이 아닌 내 탓”
이 말을 가슴에 새기며 하루하루를 새로운 세상으로 변화시켜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