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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환규 Dec 11. 2024

퇴직이 결정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직장인에게 퇴직은 엄청난 변화를 겪게 만드는 큰 사건이다. 사람이 살면서 경험하는 가장 큰 사건을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가족의 죽음과 이혼 그리고 직업의 상실이다.     

 

직장인이 퇴직 혹은 은퇴로 직업을 잃게 되면 가족과 배우자와의 영원한 이별과 같은 괴로움을 느끼게 되고,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불안한 정서를 느끼게 된다. 만약 직장인이 가장이라면 가장의 역할을 더는 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한 비참함으로 인해 현실을 직면하기를 꺼리게 된다. 직업을 잃은 직장인은 이런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정신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연구 결과 드러났다.   

  

직업이 있는 직장인은 이상적인 자신의 모습과 현재의 자신을 비교해 현재의 자기 상황을 발판으로 미래를 향해 나갈 수 있다면 고통스러운 노력도 마다하지 않는다. 반면, 직업이 없는 사람은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부정적으로 비교하게 되면서 자존감이 떨어지면서 우울감을 높이기도 한다.      


직업의 상실은 직장인의 인생을 위기로 만들기도 한다. 많은 직장인이 퇴직하는 50대 중반은 중년기에서 노년기를 앞둔 연령대이다. 이 연령대의 직장인은 자녀가 결혼을 앞두거나 대학에 재학하고 있어 이를 위해 큰 비용이 필요하지만, 퇴직으로 인한 소득 감소로 가족과의 관계가 불편해지기도 한다.     


이처럼 직장인의 퇴직은 자신은 물론 가족의 미래 계획에도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 쉽게 말해 가장이 돈을 벌면, 그 돈을 사용하는 첫 번째 고객은 가족이 되는 것이다. 만약 가장의 신상에 변동이 생겨 소득이 증가하거나 감소할 때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사람은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에게 알리고 준비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학자들의 연구 결과 가족의 반응이 퇴직예정자인 가장에게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와 같이 관계를 중시하는 문화에서는 다른 사람의 평가에 민감하다. 가족으로부터 “가족을 위해 오랫동안 수고해주신 덕분에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와 같은 말을 들으면 보람을 느끼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을 조금이라도 지울 수 있지만 “그럼 앞으로 대출금은 어떻게 갚아?”와 같은 말을 들으면 애써 일한 보람은커녕 스트레스만 심해질 수 있다.      


가장은 직장에서 온갖 스트레스와 갈등을 견디면서 가족을 위해 묵묵히 참아왔다. 만약 퇴직해야 한다고 가족에게 말했을 때 가족의 반응에 따라 어렵게 한 직장 생활의 보람을 느낄 수도 있고, 가치가 없는 헛수고였다는 생각이 들면서 허망함을 느낄 수도 있다. 이처럼 가족의 긍정적인 반응은 퇴직을 앞둔 퇴직예정자의 심리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고 자신감을 잃지 않고 사회적 변화에 적응하도록 돕는 중요한 요인이다.     


퇴직과 같은 신상 변동을 가족에게 알려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남은 삶 역시 가족과 함께해야 하기 때문이다. 퇴직 전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다가 갑자기 퇴직했다고 가족에서 말하면 가족 또한 충격을 받기는 마찬가지이다.      


가장과 가족 모두가 스트레스 상태가 되었을 때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미래를 설계하기보다는 서로를 탓하면서 가족과의 관계에 균열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크다. 따라서 이런 상태를 방지하고 미래를 건강하고 발전적으로 설계하기 위해서라도 가족 구성원과 차분하게 상의하면서 퇴직 시점이나 방법을 정할 수 있다면 미래 설계도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퇴직할 때 가족의 동의가 필요한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생활 방식의 변화이다     

퇴직 후에는 일하는 방식과 생활 패턴이 달라질 수 있다. 가족과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고 새로운 생활 방식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 모두와 상의하고 모두가 동의하는 생활 방식을 찾을 필요가 있다.     


2. 재정적 안정성이다     

가장이 퇴직하면 당연히 퇴직 후의 수입은 줄어든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돈과 관련한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한정된 자원을 배분할 때 갈등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과 지출 우선순위를 정하면 불필요한 갈등과 스트레스를 예방할 수 있다.     


3. 건강 관리이다.      

직장에서 일할 때보다 퇴직 후에 건강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퇴직하면 신체 활동이 적어지고 나이도 많아지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이 좋아지기보다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가족 모두가 건강 관리에 관심을 기울이면 보다 효과적으로 건강 관리가 가능해질 수 있다.     


4. 심리적 지원이다     

퇴직은 퇴직자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큰 변화를 주기 때문에 가족 모두의 지지와 이해가 필요하다. 가족이 퇴직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하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으며, 퇴직 후의 계획을 세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5. 사회적 관계 유지이다     

퇴직 후에는 자연스럽게 만나는 사람이 제한되기 때문에 사회적 관계가 줄어든다. 가족의 지원이 있으면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거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여러 이유로 인해 퇴직 시 가족과 진지하게 상의하고, 가족 모두가 동의하는 퇴직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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