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은 상사로부터 ‘잔소리를 들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 예를 들어, 상사가 “그렇게 하지 말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해라”라며 사소한 부분까지 지시하고 통제하려 한다고 하자. 상사가 이렇게 한다는 것은 적어도 부하의 업무나 행동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반면, 부하는 이 말을 들으면서 ‘상사가 이 업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 내가 제때 잘 마무리하기를 기대하고 있구나’라고 받아들이기보다는 ‘나를 믿지 못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상사와 부하가 잔소리에 대해 다른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서로의 역할과 책임이 다르기 때문이다.
잔소리는 듣는 사람에게 즉각적인 불편함이나 압박감을 주어 일시적으로 원하는 행동을 유발할 수는 있다. 예를 들어, 잔소리를 피하려고 마지못해 시키는 일을 하거나, 그 순간만 잔소리 내용을 따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내면의 동기나 진심에서 우러나온 변화가 아니므로 잔소리가 멈추면 원래대로 돌아가거나 다시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사람들은 반복되는 잔소리에 점차 둔감해지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하게 된다.
잔소리가 긍정적인 변화를 만드는 유효 기간은 그다지 길지 않다. 잔소리를 들은 직후 잠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거나 상황이 바뀌면 효과는 사라진다. 잔소리가 반복될수록 효과는 더욱 떨어져 거의 ‘0’에 수렴하게 된다. 잔소리 내용 자체보다 ‘잔소리를 듣고 있다’라는 사실에 집중하게 되면서 내용의 전달력은 더욱 약해지기 때문이다.
반면, 잔소리의 부정적인 효과는 상당히 크다. 잔소리는 듣는 사람에게 스트레스, 불안감, 분노, 자존감 저하 등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한다. 잔소리로 인한 부정적인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내면에 쌓이며, 잔소리하는 사람에 대한 반감이나 불신으로 이어진다. 반복적인 잔소리는 관계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소통을 단절시킨다. 잔소리가 계속되면 서로의 관계를 회복하기 어렵게 만든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들은 잔소리는 성인이 되어서도 자존감이 떨어지거나 대인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정적인 감정은 뇌에 각인되어 잔소리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자동적으로 불쾌감을 느끼게 만들 수 있다.
불쾌감을 느끼게 되면 업무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다. 사람은 불쾌감과 스트레스를 느낄 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부하는 상사의 잔소리를 들을 때마다 심장이 빨리 뛰거나, 식은땀이 나거나, 몸이 긴장되는 등 신체적인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소화불량이나 두통 등 만성적인 신체 증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부하는 상사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이면 어떤 방법으로든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본능이 있다. 이를 위해 퇴근 후 친한 사람과 한잔하면서 잔소리한 상사를 씹고 뜯고 즐기는 시간을 갖는다. 이럴 때 상사의 잔소리는 단골 술집의 매출에 큰 도움이 된다.
상사와 부하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잔소리를 줄이기 위해서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잔소리는 부하의 단점을 보고,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방법의 하나이다. 하지만 학자들은 단점을 개선하기보다는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강점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방법이 칭찬이다. 강점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부하가 업무를 잘 수행했거나 개선된 모습을 보였을 때 구체적으로 칭찬하고 인정해 주는 것이다. 칭찬과 같은 긍정적인 피드백은 부하의 사기를 높이고, 바람직한 행동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칭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상대의 칭찬할 만한 행동이나 모습을 발견했을 때 바로 칭찬해 주는 것이 효과를 극대화한다.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하는 칭찬은 진심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거나, 어떤 행동에 대한 칭찬인지 명확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결과보다는 과정을 칭찬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좋은 결과에만 칭찬하는 경향이 있는데 결과뿐만 아니라 그 결과를 얻기까지의 노력, 과정, 시도 자체를 칭찬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정을 칭찬받은 사람은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도전할 용기를 얻게 된다. 상대의 행동이나 모습이 자신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는지,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솔직하게 전달하는 것이 최고의 칭찬이 될 수 있다. 이런 방법을 활용한 칭찬은 부하에게 힘을 주고 관계를 더욱더 풍요롭게 만든다.
상사는 강점을 강화하는 방법을 통해 잔소리라는 비효율적인 방식을 넘어 부하의 성장과 팀의 성과를 동시에 끌어내는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이는 건강한 직장 문화를 만드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