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족 모두가 즐거운 명절이 되기 위한 쉬운 방법

by 최환규

명절이 가까워지면 신경전을 벌이는 부부가 많다. 명절은 가사노동 부담이 큰 사람에게는 부담스럽지만, 휴식 시간이 느는 사람에게는 어린이날처럼 즐거운 날일 것이다. 집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남자는 즐거운 날로, 여자는 힘든 날로 기억되는 명절일 가능성이 크다.

아직도 가사노동이 여성의 역할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배우자와 결혼한 사람은 명절이 두 배로 힘들다. 명절 음식 준비는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함께 준비해도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아내는 이런 사정을 외면하고 혼자서 여유를 만끽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야속함을 느낀다. 이럴 때 남편이 아내의 사정도 모른 채 “밥 차려줘.”라고 말하는 순간 아내는 명절 동안 마음속에 쌓아 둔 불만을 남편에게 퍼붓는다. 남편은 평소처럼 밥 달라는 소리만 했는데 평소와 달리 화를 내는 아내의 반응에 당황하면서 아내를 향해 같이 화를 낸다. 이렇게 시작된 부부싸움이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내고, 다툼이 심해지면 가정이 해체되는 결과까지 가게 되는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서 지난 10년간 설이나 추석 다음 달 이혼이 전월 대비 매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은 가족 모두에게 즐거운 날이어야 한다. 가족 모두에게 즐거운 명절이 되기 위해서는 명절 동안 집안일에 가족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 만약 ‘나는 가장이라서…’ 혹은 ‘나는 시누이이기 때문에…’ 등의 이유로 가사노동에서 제외되는 사람이 있으면 명절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 사람은 더 큰 부담을 떠안는 만큼 그에 비례해 불만도 커질 수 있다. 이처럼 공평하지 않은 역할 분담은 상대에게 ‘불공평하다 혹은 강요받는다’라고 인식하게 만들어 가족 갈등의 원인이 된다.


강요는 일에 대한 의욕을 떨어뜨리고 분노의 원인이다. 직장에서도 상사로부터 일을 강요받으면 불편한 마음으로 억지로 일하게 된다. 이럴 때마다 혼자서 혹은 동료와 함께 상사를 안주 삼아 험담한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강요는 일을 힘들게 만들고 스트레스 수준을 높인다. 만약 여자라서 혹은 며느리라 명절 준비를 강요받는 사람은 누구나 며느리 혹은 아내 역할에 사표를 내고 싶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명절이 끝나면 법원 주차장에 차가 몰리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일하는 사람이 ‘혼자가 아니다’라는 믿음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명절에 친척이 모이는 상황이라면 집안일을 도와주던 남편도 평소처럼 아내를 돕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남편이 아내를 볼 때마다 “힘들지?” 혹은 “고맙다.”라는 말과 함께 배우자가 휴식할 시간을 만드는 등 가능한 범위에서 감사와 관심을 표한다면 아내가 느끼는 힘들고 서운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것이다.

직장에서도 감사와 관심은 중요하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역할을 인정받고 힘듦에 대해 공감을 받으면 피곤이 사라지지는 않지만, 그렇지 않을 때보다 덜 힘들 것이다. 이처럼 상대에게 공감하거나 관심을 표현하는 것은 가정만이 아니라 직장에서도 대단히 중요하다.

‘상대의 수고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급여는 회사가 조직원의 한 달 동안의 수고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는 방법이다. 돈과 같은 물질은 상대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보상 방법의 하나이다. 돈이 아닌 또 다른 방법은 관심과 배려와 같은 심리적인 보상이다. 사람에 따라 심리적인 보상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보상으로 명품이나 돈을 원하는 사람도 있다. 명절에 수고한 사람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는 것처럼 조직에서도 서로에게 수고했다고 표현한다면 인사를 받는 동료는 ‘나의 수고를 인정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과도한 보상이나 작위적인 표현은 역효과를 낼 수도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관심과 배려는 동료와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조직원 중에는 ‘동료와 함께 한 시간이 오래되었으니 내가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 거야’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부모가 자기 배에서 나온 자식의 마음도 모르는데 조직원이 상사나 동료의 속마음을 제대로 알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상대에게 수시로 자신의 관심과 배려를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한다면 상대도 ‘나에게 관심이 있구나’라고 안심할 것이다.


명절은 가족 모두가 즐거워야 하는 날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족 모두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역할을 나누고 함께 참여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함께 할 때 가족의 끈끈함과 사랑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데 이것이 명절의 또 다른 선물이 될 수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정서적인 유대감이 중요한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