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운동회나 야유회가 많이 열린다. 이럴 때 자주 등장하는 게임이 이인삼각 경기이다. 참가자들이 서로의 다리를 묶고 빨리 달리는 단순한 게임 같지만, 선수들이 넘어지거나 엉뚱한 곳으로 가는 등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 보는 사람들을 즐겁게 만든다. 참가한 선수들은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빨리 가려고 힘을 쓸수록 반환점을 향해 똑바로 가지 않고 한쪽으로 쏠리거나 넘어지기도 한다.
선수들이 넘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파트너에 신경을 쓰지 않고 앞으로만 달리기’ 때문이다. 출발선에 선 사람들은 경쟁자들을 이기기 위해 출발 신호와 함께 전속력으로 앞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다리를 묶은 두 사람의 달리기 실력이 같다면 같은 속도로 달리는 것이 가능하지만, 능력 차이가 있으면 두 사람의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똑바로 앞으로 가지 못하고 한쪽으로 쏠리거나 넘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다리를 묶은 사람의 수가 많을수록 선수들의 능력 차이로 인한 불협화음은 더욱 커진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과 보조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신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동료에게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낙오되는 사람 없이 결승선까지 갈 수 있다. 그러므로 다리를 묶을 때 신체 능력이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을 도울 수 있도록 배치한다면 낙오자 없이 빨리 달릴 수 있다.
단체 경기의 승부는 가장 빨리 달리는 선수의 기록이 아니라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의 기록에 의해 승패가 좌우된다. 잘하는 선수는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를 배려해 그 선수가 자기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팀 전체의 경쟁력이 향상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일반 조직에서도 발생한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동료를 보면서 답답한 마음에 “빨리 해” 혹은 “이렇게 꾸물거리면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잖아!”와 같은 말로 업무를 재촉하게 된다. 동료로부터 핀잔을 들은 사람은 ‘고맙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그렇게 잘났으면 직접 하던가……’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반발하게 된다. 2인 3각 경기에서 처지거나 넘어지는 사람이 생기는 것처럼 조직의 균열을 가져오게 된다.
조직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동료와의 보조’가 더 중요하다. 흔히 ‘팀워크’ 혹은 ‘파트너십’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조직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경우를 흔히 본다. 그런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보조를 맞추는 데 익숙하지 못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조직에서 업무를 할 때 파트너십이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직에서 원하는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흔히 말하는 무임승차자(프리라이더)는 조직의 암적인 존재로 다른 사람의 의욕을 떨어뜨려 조직의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런 사람은 과감하게 조직에서 도려내는 조직문화가 필요할 수 있다. 건강한 조직원은 조직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만 병든 조직원은 조직을 병들게 만들어 조직의 생존을 위협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안전하게 운전하기 위해서는 앞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옆 차선을 달리는 차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조직에서 일할 때도 운전과 마찬가지로 앞만 보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을 끊임없이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서로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다.
2인 3각 경기에서 한 사람이 빨리 뛰거나 뒤로 처지면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준다. 조직원들은 각자의 자리에 떨어져 앉아있지만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조직원을 향해 칭찬하면 그 소리를 모든 조직원이 듣게 된다. 야단을 치거나 비난을 하면 대상이 되는 사람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야단을 치는 것과 같은 의도하지 않은 영향이 미치게 된다.
조직문화는 조직 경쟁력의 기반이 된다. 건강한 조직문화는 조직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그렇지 못한 조직문화는 조직원들을 병들게 만든다. 의도적으로 무임승차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능력이 조금 부족한 사람에게는 능력 향상 기회를 제공해 조직원을 동기 부여하고 격려하는 조직문화의 구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