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출근을 위해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고 있다. 출근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고속도로에서는 조금이라도 빨리 가기 위한 운전자들의 눈치 게임이 고속도로 입구부터 출구까지 이어진다. 자신의 앞이나 옆 차량을 비교 대상으로 삼아 그 차들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기 위해 차선을 요리조리 바꾸거나 칼치기와 같은 위험한 급차선 변경을 서슴지 않는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운전하는 사람도 많다.
출근길 고속도로에서는 두 가지 유형의 운전자를 만날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은 주변 자동차의 운전자를 경쟁자로 여기는 사람이다. 이 유형의 운전자는 주변 운전자를 보면서 ‘저들 때문에 고속도로가 막혀 지각할 수도 있다’ 혹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될 텐데….’라고 주변 운전자들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운전을 하는 사람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운전자는 주변 차량이 자신의 출근길을 가로막는 방해꾼으로 인식하므로 주변 차량의 추월을 1차 목표로 한다.
이런 운전 방법은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급하게 차선을 변경하면서 앞에 있던 차를 추월하는 순간 목적지에 일찍 도착한 듯한 착각에 빠지지만 이런 착각은 오래가지 못한다. 무리하게 변경한 차선의 흐름이 나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내가 왜 차선을 바꿔서….’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자신을 비난하기도 한다. 또, 추월한 차가 어느새 자신의 앞이나 옆에 와 있는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되면 경쟁심리가 발동해 그 차를 다시 추월하기 위한 시도를 한다. 이렇게 운전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피로도와 사고 위험이 커지게 된다.
두 번째 유형은 주변 운전자를 협력자로 여기는 사람이다. 이런 유형의 운전자는 주변 사람을 자신의 출근을 돕는 협력자로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운전하는 사람은 자신만 빨리 가는 방법보다는 주변 운전자 모두가 빨리 갈 방법을 찾는다. 앞차와의 거리를 넉넉하게 두면서 여유롭게 운전을 하며, 옆에 있던 차가 자신의 앞으로 끼어들겠다고 신호를 보내면 기꺼이 양보하면서 앞차가 안전하게 끼어들도록 도와준다. 이런 사람은 여유를 가지고 운전하기에 운전하는 동안 별다른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경쟁자와 협력자는 직장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경쟁자는 주변의 모든 조직원을 경쟁상대로 삼는다. 경쟁자의 목표는 동료와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으로, 동료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면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동료의 평판이나 성과를 깎아내리기 위한 뒷담화는 기본이고 심한 경우 경찰이나 검찰에 투서하는 예도 있다.
경쟁자의 행동은 조직의 화합을 해치는 원인이 된다. 경쟁자가 조직에서 흔히 하는 행동에는 ‘정보 독점’과 ‘책임 떠넘기기’가 있다. 경쟁자는 정보가 경쟁에서 승리하게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이 가진 정보를 동료들과 공유하지 않는다. 경쟁자는 자신이 가진 정보를 부서장과 같이 자신의 평가를 결정하는 사람에게만 제공하는 경향이 있다. 경쟁자의 이런 행태로 인해 동료들은 비슷한 수준의 정보를 얻기 위해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게 되고, 결국은 회사 전체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동료는 경쟁자를 원망하게 되고, 경쟁자와 같이 정보를 공유하지 않게 된다.
경쟁자의 또 다른 행동 패턴은 책임 떠넘기기이다. 경쟁자는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떠안게 되면 자신이 불이익을 받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떡하든 문제의 원인을 동료에게 떠넘기려고 한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조직원끼리 서로 비난하면서 조직의 균열이 일어나게 되기에 조직의 성과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조직은 ‘이인삼각’ 경기장이다. 이인삼각 경기를 하는 두 사람이 서로를 이기겠다고 애써봐야 넘어질 뿐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이기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협력해 목표를 향해 달려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선두에서 달리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조직원은 동료를 이기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조직 밖의 경쟁자를 대상으로 경쟁우위에 서겠다고 노력할 때 조직이 발전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말이 있다. 직장은 마라톤과 같아 경쟁자는 결코 오래 달릴 수 없다. 멀리 가기 위해서는 동료들과 협력해야 한다. 2019년을 돌아보면서 자신이 경쟁자와 협력자 중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 살펴보고 자신을 도와준 동료에게 감사를 표해 보자. 한 해 동안 동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