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에 버킷리스트라는 영화가 상영된 적이 있었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이라는 부제처럼 이 영화의 영향을 받은 많은 사람이 자신만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상대를 조금 더 이해하기 위해 서로의 버킷리스트를 주제로 대화하는 사람도 많다.
아마도 많은 사람의 버킷리스트에서 빠지지 않고 들어 있는 항목이 ‘해외여행’ 일 것이다. 개인의 소득이 선진국 수준에 근접한 지금도 해외여행은 많은 사람의 가슴에 여전한 로망으로 남아있다. 지금은 외국으로의 출국이 자유롭지 못하지도 않고, 여행 경비가 없어 해외여행을 하지 못하던 시대는 지났다. 다양한 매체에서 해외 유명 관광지가 소개되면 그곳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에 기록된다.
버킷리스트에 아무리 많은 장소를 적었더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버킷리스트에 내용이 채워지기만 하고 줄어들지 않으면 오히려 자신에 대한 실망과 좌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조건 없는 실천이 필요하다.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지 못하는 많은 이유가 ‘시간과 비용이 마련되면….’이라는 전제를 마음속에 달고 지내기 때문이다.
이런 전제가 마음속에 자리를 잡고 있으면 실행이 어려워진다.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이 동해안으로 일출을 보기 위해 교통체증이나 바닷가의 추위와 같은 생고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렇게 힘든 시간을 일부러 마련하는 이유 중에는 새해에는 반드시 목표를 이루겠다는 자신의 각오를 다지겠다는 결심 때문일 것이다.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올해는 정말 멋지고 충실한 한 해를 만들겠다’라고 다짐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굳은 결심도 빙하가 녹듯 마음속에서 사라지면서 좌절감이나 우울감과 함께 연말을 맞이하게 된다.
이런 일들은 매년 반복해 일어난다. 목표와 관련해 성취감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이유에는 목표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한 원인도 있지만, 목표를 세울 때 주변 사람과 같은 환경의 영향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아침에 출근하기 위해 차에 시동을 거는 순간 회사에 도착할 시간을 예측하게 된다. 출발 시각이 비슷한 날을 기준으로 잠정적인 도착 예정 시간을 목표로 설정하게 된다. 이렇게 정한 도착 예정 시간은 회사 주차장에 차를 주차할 때까지의 운전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
자신이 정한 도착 예정 시간을 지키지 못할 때도 있다. ‘지난번에 30분이 걸렸으니 이번에도 비슷하게 걸리겠지’라는 생각으로 고속도로에 들어서는 순간 예상하지도 못했던 사고로 인해 차가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차가 하늘을 날지 못한다면 도착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다. 이와는 달리 ‘오늘은 막히는 날이지’라고 생각하고 고속도로에 진입했는데 평소와 달리 차량흐름이 원활해 예상보다 빨리 회사에 도착하는 때도 있다. 이처럼 도로 환경이 회사 도착 시각을 결정하는 것처럼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요인이 목표 달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외부 환경의 영향에서 벗어나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성능이 좋은 차가 제대로 속력을 내지 못하고 화물을 가득 실은 차와 비슷한 속도로 달리는 모습을 가끔 본다. 이런 경우 운전자의 능력 혹은 태도가 원인이라도 할 수 있다.
운전자의 운전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첫 번째 요인은 ‘운전실력’이다. 운전자의 운전실력이 뛰어나면 그렇지 못한 운전자보다 같은 성능의 자동차를 운전하더라도 목적지에 일찍 도착할 가능성이 크다. 초보운전자에게 고성능 스포츠카 운전을 맡기면 그 차의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뿐더러 사고 낼 가능성도 있다. 그러므로 자신이 운전하는 차의 성능에 알맞은 운전 방법을 알아야 제대로 운전할 수 있다.
직장인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업무 능력이 필요하다. 운전자의 운전 능력은 운전을 많이 하면서 스스로 익히거나 일부 공공기관에서 실시하는 운전 능력 향상 프로그램에 참여해 향상할 수 있다. 직장인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능력이 필요하다. 업무에 관한 능력은 물론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소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스트레스의 영향을 가벼이 여기는 사람이 많다. 예전에 권투가 인기가 높을 때 많은 매체에서 권투 경기를 중계했다. 이때 해설하는 사람으로부터 ‘큰 펀치를 한 대 맞으면 일어날 수 있지만 잔 펀치를 맞아서 누적되면 일어나기 어렵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우리에게 큰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면 이에 대해 인식하면서 병원을 찾거나 휴식을 통해 회복하려고 노력한다. 큰 충격과는 달리 작은 충격에 대해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설사 스트레스를 느끼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인다.
스트레스를 가벼이 여기는 태도는 큰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 자동차를 운행하기 전 자동차의 계기판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신호를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한다. 차의 연료가 부족하다는 표시가 나타나면 연료를 채운다. 이런 신호를 무시하고 연료를 채우지 않으면 차가 도로 위에서 멈출 수도 있다. 운행 중에도 수시로 계기판을 살피면서 운전해야 한다. 속도는 적당한지, 자동차 온도는 적절한지 등 이런 정보를 제대로 살피지 않아도 문제가 일어난다. 직장인이 자신의 스트레스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면 업무에 전념하지 못해 업무수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러므로 스트레스는 자기 삶을 온전히 영위하기 위해 수시로 살펴야 할 요인 중 하나이다.
운전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두 번째 요인은 운전자의 ‘집중력’이다. 도로에서 차선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옆에 있는 차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차선 변경을 시도할 수 있다. 어쩌다 한 번 그렇게 했다면 그냥 넘어가도 괜찮지만,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파악해야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직장인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은 목적지를 향해 운전하는 것과 같다. 운전자가 운전하면서 한눈을 팔거나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주변 차량의 흐름을 쫓아갈 수 없다. 심하면 사고를 낼 수도 있다. 운전자가 운전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전하는 동안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직장인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 순간 목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목표를 잃는 순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가끔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다 보면 나들목을 지나친 차가 원하는 나들목에 들어가기 위해 고속도로에서 후진하는 위험한 상황을 만드는 차를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누구나 알 수 있다. 이런 위험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목표라는 삶의 내비게이션을 확인하면서 운전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는 운전자의 자기 관리 혹은 자기 조절 능력이다. 차량 정체가 심할수록 운전자들의 마음은 초조해진다. 이럴 때 양보하지 않거나 끼어들기를 시도하는 운전자에게 거칠게 반응할 수 있다. 이런 거친 반응은 주변 운전자의 스트레스 수준을 높여 서로의 진로를 막거나 도로 가운데 차를 세우고 두 운전자가 주먹다짐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런 불행한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기 관리 혹은 자기 조절 능력 향상이 필요하다.
네 번째는 운전자의 대인관계 지능 혹은 능력이다. ‘운전에 대인관계 능력이 왜 필요해?’라고 의문을 품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대인관계 지능’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다. 도로에서 난 사고의 원인을 보면 어느 한 운전자 한 사람만의 과실로 인한 사고보다는 서로의 과실로 인한 사고가 더 잦다.
대인관계 지능이 높은 사람은 운전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줄일 수 있다. 고속도로를 운전하다 보면 1차선을 일정하게 안전한 속도로 운전하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해 이런 방식으로 운전을 한다. 후방에 있는 차량이 속도를 높이면 ‘급한 일이 있나 보다’라고 생각하면서 조금 귀찮더라도 차선을 변경해 뒤 차량에 양보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자신이 목적지에 급히 가야 할 일이 있을 때 주변 차량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처럼 주변 운전자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운전한다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고, 자신도 목적지에 편안하고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다. 이처럼 자동차를 안전하게 운행하기 위해서는 다른 운전자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인관계 지능이 높은 사람은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나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 이해함으로써 다른 사람과 효과적이고 조화롭게 일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다른 사람의 마음 상태가 어떤지 이해하고,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여러 감정의 다양한 특성을 잘 알아 상황에 적합한 대처 양식을 개발할 수 있다. 또한, 여러 사람이 각각 공유하고 있는 차이점을 이해할 수 있으며, 그에 근거하여 적절한 의사소통을 방식을 드러낸다.
대인관계 지능이 높으면 목표 달성이 수월해질 수 있다. 직장에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동료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조직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목표를 세웠더라도 다른 조직원의 협조가 없다면 그 목표는 죽은 목표나 다름없다. 유명 컨설팅 회사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면 조직원과의 소통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대인관계 능력은 목표 달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금 많은 사람이 2023년 목표를 세우고 있다. 직장인은 직장과 개인의 목표를 세우고 노력해 멋진 2023년을 보내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중이다.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는 것은 직장에 출근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계획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환경 요인과 개인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회사나 개인의 목표 달성은 출근길과 달리 환경 요인보다는 개인의 노력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서 두 가지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 목표 달성을 위한 방법을 상황에 적합하게 수정할 필요가 있다. ‘매일 퇴근 후 운동을 한다’라는 목표를 세웠는데 회사의 긴급한 업무로 1달간 퇴근이 늦어진다면 선택은 두 가지로 운동을 포기하던가 운동 시간을 아침으로 변경하면 된다. 이처럼 목표를 달성할 가능한 방법을 찾는다면 분명히 찾을 수 있다.
둘째, 개인의 노력과 희생이 필요하다. A 기업의 경영상태가 좋지 않아 A 기업의 목표를 줄이면 담당자는 겉으로는 서운함이나 아쉽다고 말하겠지만 속으로는 ‘휴~ 다행이다. 한걱정 덜었네.’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A 기업의 목표가 줄어드는 대신 B 기업 담당자는 A 기업의 줄어든 목표만큼 목표가 상향 조정되는 것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 A 기업 담당자와 B 기업 담당자의 반응이 다른 이유에는 ‘평가’가 있다. 목표 달성 결과가 자신의 미래 연봉이나 승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담당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목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런 반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담당자는 개인보다는 회사 전체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목표를 세운 다음에는 반드시 실행에 옮겨야 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아무리 좋은 계획도 실천에 옮기지 않는다면 낙서에 불과하다. 지금부터는 계획 수립뿐만 아니라 실천에 노력을 기울인다면 2023년 연말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