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놀이와 그림책으로 만나는 우리들만의 봄
“봄이야!”
유치원 화단에 핀 매화가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해줍니다.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봄은 뭘까?”
아이들은 망설임 없이 대답합니다.
“꽃이 피는 거요.”
“따뜻해지는 거요.”
저는 봄을 아이들이 눈으로, 코로, 마음으로 더 깊이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이덕화 작가는 “봄은 고양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은 야몽숲에서 봄을 만드는 이가 누군지 궁금해했고, 유치원에서 가장 가까운 야몽숲인 연암공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야몽숲에서 우리를 가장 먼저 반긴 것은 봄까치꽃이었습니다.
그 주변에는 봄을 준비하는 로제트 식물들이 가득했습니다.
선생님 눈에는 봄을 기다리는 식물들의 몸짓이 보였지만, 유아들에게는 그냥 풀이었습니다.
숲에서 신나게 뛰어놀고 돌아온 뒤, 찍어온 사진들 중 로제트 식물을 보여주었습니다.
장미 모양을 한 로제트 식물들의 겨울나기 이야기와, 봄이 되어 꽃을 피우는 과정을 들려주었습니다.
이후 숲놀이와 산책 때마다 아이들은 “찾았다!”라고 외치며 양손에 로제트 식물을 들고 왔습니다.
집에 돌아가서도 부모님께 이 식물 이야기를 들려주고, 알림장 사진으로도 찍어 보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봄도 로제트 식물처럼 조금씩 활짝 필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매화나무 옆 자두나무, 벚나무, 개나리나무에도 꽃봉오리가 맺혔습니다.
아이들은 등원할 때마다 “봄꽃이 피었어요!”라며 기뻐했습니다.
아이들은 매일 꽃봉오리의 변화를 관찰하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저는 벚나무, 산수유, 개나리가 가득한 곳으로 아이들을 안내했습니다.
마음이 급해서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봄꽃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들은 유치원과 공원, 숲을 뛰어다녔습니다.
그리고 다시 그림책을 꺼내 들었습니다.
그림책 주인공들이 만나는 봄은 맛있었습니다.
온라인 마트에서는 벚꽃팝콘이 판매 중이었고, 그림책을 읽고 먹는 벚꽃팝콘은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그림책을 들려주며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놀이를 물었습니다.
아이들은 먹는 놀이는 팔고 싶어 합니다.
우리는 벚꽃팝콘 가게를 열고, 종이와 플레이콘으로 팝콘을 만들어 판매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숲으로 갔습니다.
이제 우리도 벚꽃팝콘을 날릴 수 있는 시기가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올해는 벚꽃 잎이 바람에 날려 도로 쪽에 몰려 있었습니다. 작년처럼 나무 아래에 꽃눈이 쌓인 듯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한 장 한 장 꽃잎을 주워 교사가 준비한 폭죽 통에 담았습니다. 풍선을 잡아당기며 “펑!” 소리와 함께 꽃잎을 날렸고, 그림책 속보다 더 아름다운 광경에 모두가 행복했습니다.
아이들이 봄꽃을 교실로 데려오고 싶어 해서, 하루 종일 봄 향기를 맡을 수 있었습니다.
수수꽃다리 향이 교실문을 열면 향긋하게 퍼졌습니다.
교실에 핀 꽃들은 자연스럽게 졌고, 아이들은 떨어진 꽃잎과 수술, 꽃받침을 주워와 “꽃이 죽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다시 '꽃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라는 그림책을 펼쳤습니다.
검정 배경에 선명하게 그려진 꽃의 구조를 보여주며 생명의 순환과 소중함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종이로 만든 작은 책에 그림책 속 단어를 그리고 써 보며,
아이들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도왔습니다.
이 책을 열심히 탐구하다 보니, 유치원 놀이터에는 철쭉이 선명한 빛을 내며 피었습니다.
철쭉을 진달래라고 부르는 아이들에게 그 차이를 알려주고, 철쭉꽃을 따와 분해해 보았습니다.
작아서 잘 보이지 않는 씨방은 루페로 관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선생님, 꽃잎이 한 장이네요!”
꽃 그림을 그릴 때마다 낱장의 꽃잎만 그리던 아이들이 이제 통꽃의 의미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본 것을 다 이해하는 것은 아니기에, 점토를 나눠주고 탐색한 것을 표현해 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날은 모두가 과학자가 되었습니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다양한 자료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키웠던 3월이 지나, 4월에는 아이들의 놀이가 본격적으로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벚꽃팝콘 음식점은 날이 갈수록 더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아이들은 물감으로 그림을 그릴 때마다 봄꽃을 활짝 웃는 모습으로 표현했고,
쑥을 뜯어와 화전처럼 부쳐 먹으며 봄의 맛을 직접 느껴보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꽃을 발견할 때마다 아이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전자칠판에 그림책 장면을 따라 그리며 상상력을 펼쳤습니다.
개나리 줄기를 잘라 화분 액자를 만들면서 손끝으로 봄을 느꼈습니다.
씨방을 심겠다며 화분의 흙을 퍼오던 중 우연히 굼벵이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굼벵이 찾기 놀이는 곧 굼벵이 키우기로 이어져,
이제 교실 한쪽에는 열 마리의 굼벵이와 함께 생활하는 작은 생태 공간이 만들어졌습니다.
이처럼 아이들은 봄을 오감으로 경험하며, 놀이 속에서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아직 봄인데 여름처럼 더운 어느 날,
다도세트를 찾아 꽃차 만들기 영상을 시청한 후 목련차를 마셨습니다.
“목련 맛이 난다”는 아이들의 말에 또 한 번 감동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봄을 만나고, 즐기고, 행복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한 봄은, 꽃처럼 조금씩 피어나 더 큰 기쁨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