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 변주곡 여명 2,

박성진 시인

by 박성진

김은심 시인의 원작 "여명"을 창작



**[변주 시] 여명 II — 희뿌연 숨결


시: 박성진


희뿌연 숨결 따라

산등성이를 넘는다

달빛은 사라지고

새벽 별 하나

이슬방울에 걸려 있다


기억의 어둠도

이제 물러나려는지

적요한 침묵 위로

먼동이 튼다


무너진 시간들을

다시 주워 담으며

나는

빛의 이름을

가슴에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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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여명」에서 「여명 II」로, 고요에서 희망으로 ― 박성진 평론


김은심 시인의 「여명」은 ‘새벽’이라는 찰나의 시간을 통해 혼돈에서 벗어나려는 인간의 간절한 기다림과 희망의 도래를 상징적으로 풀어낸 시이다. "희뿌연 안개 서림"과 같은 구절은 명징한 이미지와 함께 시간의 전환점을 감각적으로 포착하며, 독자는 어둠과 밝음 사이의 경계선에 선 듯한 몽환적인 정서를 느낄 수 있다.


이번 변주작 「여명 II — 희뿌연 숨결」은 그러한 원시적 감성을 현대적인 시어로 다시 구축한 작품이다. 시의 첫 연에서 ‘희뿌연 숨결’은 안개이자 생명의 기운이며, 자연의 호흡이다. 이는 단순한 풍경 묘사를 넘어 우주적 생명 순환 속 인간의 고요한 각성을 암시한다.


두 번째 연의 “기억의 어둠도 / 이제 물러나려는지”는 단순한 밤의 끝자락을 넘어, 내면 깊숙한 상처나 어두운 시대의 그림자를 말없이 떠나보내는 용서와 망각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여명이 오는 시간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틈 사이에서 피어나는 '내적 빛'이기도 하다.


마지막 연은 시인의 존재론적 고백이다. "빛의 이름을 / 가슴에 새긴다"는 표현은 단순한 시각적 인식이 아니라, 스스로 빛이 되겠다는 다짐이며 선언이다. 희망을 바라는 자에서, 스스로 희망이 되는 존재로의 전이. 이 변화는 시 전체의 미학적 정점이자 철학적 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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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이 변주 작은 김은심 시인의 원시가 가진 ‘여명의 서사’를 계승하면서도, 보다 현대적이고 함축적인 이미지와 시어를 통해 한 편의 '시적 묵상'으로 승화되었다. 여명은 단지 새벽이 아니라, 상처를 품은 자의 침묵 위에 내리는 은총의 숨결이다.


이제, 독자는 여명의 빛을 기다리는 자가 아니라, 그 빛을 심는 자가 된다. 이 평온하고도 단단한 시의 변주가, 오늘 하루의 시작을 새로운 빛으로 열어주기를.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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