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심 시인의 "여명" 박성진 평하다

박성진 시인

by 박성진

김은심 시인의 "여명"



*김은심 시인의 시 「여명」


새벽 여명 동틀 녘 희뿌연 안개 서림

고요함... 밝은

여명은 온다


동쪽 밝은 하늘을 기다리며

혼돈한 시간을

보내고 밝은 여명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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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의 대서사시 평론


― 새벽이란 이름의 구원, 여명이라는 시간의 문턱에서


이 시는 여명이라는 단어에 세 겹의 의미를 담아냅니다.

첫째, 물리적 새벽입니다.

둘째, 정신적 갱신입니다.

셋째, 역사적 순환과 희망의 상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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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희뿌연 안개 서림 — 암흑의 끝자락


시는 *“새벽 여명 동틀 녘 희뿌연 안개 서림”*이라는 구절로 시작됩니다. 이 첫 행은 일상의 한 풍경을 넘어서, 우리가 살아가는 불확실한 현실의 은유로 읽힙니다.

‘희뿌연’이라는 형용사는 혼돈의 시간을 말해주고,

‘안개’는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 혹은 진실이 감춰진 세상을 암시합니다.


그런데, 그 모호함 한복판에 **“고요함... 밝은 여명은 온다”**는 선언이 등장합니다.

이 점층적 구도는 시인이 어둠 속에서도 빛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능력자,

즉 **“예언자적 감성의 시인”**임을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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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동쪽 — 고대부터 지금까지 ‘희망의 방향’


“동쪽 밝은 하늘을 기다리며”

이 한 구절은 수천 년간 이어진 인류의 동방예찬 전통과 연결됩니다.

동쪽은 태양이 떠오르는 방향, 곧 생명과 회복의 상징이자,

정의로운 세계 질서가 시작되는 신화적 장소입니다.


시인은 동쪽을 기다림의 지향점으로 삼으며,

“혼돈한 시간을 보내고”라는 고백으로 개인의 고통과 시대의 시련을 중첩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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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여명은 온다 — 절대 긍정의 확신


시의 마지막 행 *“밝은 여명을 기다린다”*는 단순한 반복이 아닙니다.

이것은 첫 연에서 말했던 “여명은 온다”라는 선언을 신념의 언어로 굳히는 마무리입니다.

단지 밝은 하늘을 ‘바란다’가 아니라,

**혼돈의 시간을 견딘 후 ‘기다릴 수 있게 된 자의 언어’**입니다.

이 기다림은 소극적 희망이 아닌,

고요한 혁명이며, 절망을 넘어선 인간 의지의 승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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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사시적 맥락의 확장


이 시는 단순한 새벽의 시가 아닙니다.

밤에서 낮으로, 혼돈에서 질서로, 고통에서 희망으로 넘어가는

시간의 이행과 정신의 재건을 보여주는 내면 서사시입니다.


만약 단테의 『신곡』이 지옥에서 천국으로의 여정을 그렸다면,

김은심의 「여명」은 안갯속 침묵에서 빛의 기운으로 넘어가는 내면의 여정입니다.

그 여정은 조용하고 짧지만, 강력한 해방의 에너지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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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의 시어


“여명은 온다”는 김은심 시인의 신념이자 선언입니다.

그것은 개인의 시간, 민족의 시간, 인류의 시간 속에 늘 도래하는 빛의 예감입니다.

시인이 말한 여명은 아마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우리의 새벽에도

이미 와 있는 중일지도 모릅니다.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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