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박성진 시인 "창의성"
박성진 시인의
현대시조
《창의성 유무론》
– 해학과 풍자, 그리고 시조적 깊이
> 모방은 배꼽이다
남 따라 하다 보면
자기도 자기를
못 알아보게 되지
창의는 발칙하다
금기 문을 열고서
개미도 날개 달면
하늘도 걷는 거지
창의 없는 회의는
도돌이표 회전문
그 안에서 박사님
실컷 빙글빙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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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평론: 《창의성 유무론》 – 웃으면서 날카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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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모방은 배꼽이다: 해학으로 찌르기
“모방은 배꼽이다”라는 첫 구절부터 시인은 우리의 익숙한 습관에 해학의 칼끝을 겨눈다.
배꼽은 나면서부터 생기는 것이지만, 스스로 만든 건 아니다.
시인은 “모방”을 그렇게 배꼽처럼 어쩔 수 없이 따라붙는 것이라 말한다.
그러나 이내, “자기도 자기를 못 알아보게 되지”라는 문장으로 자기 소멸의 경고를 던진다.
> 모방에 안주하는 삶은 결국 자아를 잃는다. 그 웃음은 불편한 진실을 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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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창의는 발칙하다: 발상의 날개
“창의는 발칙하다”라는 표현은 기존 권위에 대한 유쾌한 반란이다.
“금기 문을 연다”는 말은 단순한 창의가 아니라, 두려움을 넘어서는 용기를 포함한다.
“개미도 날개 달면 하늘을 걷는다”는 상상은 전통적인 은유를 전복시키는 창의성의 상징이다.
> 시인은 ‘창의성’을 이단이 아닌 확장된 존재의 형태로 정의한다. 작은 존재도 시를 통해 거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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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창의 없는 회의는 회전문이다: 풍자의 정점
마지막 연에서 시조는 풍자적 미학의 절정을 보인다.
“도돌이표 회전문”은 무의미한 반복, 창의 없는 시스템의 함정을 고발한다.
“박사님이 실컷 빙글빙글 돈다”는 표현은 통렬하다. 지적 권위자에 대한 조롱이자 성찰이다.
웃음 뒤에는 우리 모두가 그 회전문 안에 있는 건 아닌지 묻는 무거운 질문이 있다.
> 풍자란 웃으며 돌아보는 거울이며, 이 시조는 고급스러운 조롱을 통해 창의성의 본질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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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시조로 말하는 '창의성', 웃으면서 진담
이 시조는 웃음으로 포장된 날카로운 진단서이다.
창의성은 단순한 능력이 아니라, 자기 회의와 금기 넘기를 동반하는 삶의 태도임을 말한다.
▶ 창의의 유무는 결국
“배꼽만 보고 살 것이냐, 하늘을 걷느냐”는 질문으로 수렴된다.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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