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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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웃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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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 피카소, 여인을 조립하신 분
박성진 시인의 폭소 시조 미술관
〈피카소, 얼굴 갈아 끼기 선수〉 – 박성진
오늘 그린 여인 얼굴
어제 거랑 좀 겹친다
그대 사랑 또 바뀌었소?
팔 한 짝은 세모되고
눈 두 개는 귀로 갔다
그래도 다 걸작이라
입체적으로 사랑하고
해체적으로 이별하며
그림만 남은 천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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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 피카소의 붓은 연애 편력보다 빨랐다
피카소는 ‘입체주의의 창시자’로 불리지만,
사실 그가 가장 열심히 해체하고 조립한 건
사랑이었다.
그의 작품 속 여인들은 모두
그가 실제로 사랑했던 여자들의
얼굴과 분위기, 감정의 흔적이다.
그래서 그림마다 여인의 얼굴이 다르고,
그 다름이 너무나 집요해서…
한 작품 안에서조차 눈과 입이 따로 논다.
도라 마르가 눈물 흘리던 날,
피카소는 눈물을 해체해서 그렸다.
“이 눈물은 사각형으로, 이 입술은 옆으로.”
그리곤 팔린 그림을 한 점 더 그렸고,
떠난 여자는 한 명 더 생겼다.
그에게 사랑은 일종의 재료였고,
예술은 그의 이별을 증명하는 증거였다.
그 모든 것을 걸작이라 불러주는 세상이
정말 놀랍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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