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류탄 속의 별

박성진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박성진 시인의 현대시조

〈수류탄 속의 별〉

– 박성진 현대시조


1.


철모 깊숙이 별을 감춘 채

덩굴처럼 말라버린 그날 밤

수류탄 속에서 반짝이던 눈동자


2.


총성과 비명 사이 스러졌던

젖은 군화의 마지막 한 호흡

별 하나, 분단의 심장에 박히다


3.


어린 날의 꿈은 왜 파편이 되었나

밤하늘에 묻은 그 이름을 불러본다

수류탄 속에도 별은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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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해설


〈수류탄 속의 별〉은 분단의 비극 속에서 스러져간 젊은 병사의 심장과 별을 결합한 상징적 이미지의 시조이다. ‘수류탄’은 전쟁과 죽음을, ‘별’은 희망과 인간적 꿈을 상징한다. 이 시는 격렬한 전장 속에서도 꺼지지 않았던 인간의 존엄, 그리고 그 희망조차 무참히 짓밟힌 현실을 보여준다.


1연은 전쟁터에서 별(꿈)을 감추고 싸웠던 병사의 모습을 철모, 덩굴, 눈동자 등의 시각적 심상으로 암시한다.

2연은 죽음 직전의 병사가 남긴 마지막 숨결을 ‘젖은 군화’와 ‘별 하나’로 표현하여, 분단의 심장부에까지 박힌 희생의 흔적을 강조한다.

3연은 시적 화자가 과거를 회상하며 “왜 꿈이 파편이 되었나” 질문하는 구조로, 전쟁의 비인간성과 그 속에서 지워진 이름들에 대한 진혼곡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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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별이 수류탄 속에서 반짝이고 있었다”는 이미지는, 통일을 기다리며 죽어간 수많은 청춘의 은하를 나는 늘 마음속에 품어왔다.

그 별들은 다만 총알에 맞아 사라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잊고 있었던 이상, 사랑, 평화의 기억이기도 하다.

나는 오늘도 그 별 하나, 단단히 손에 쥐고 시를 쓴다. 언젠가 다시 빛날 수 있도록.


–– 박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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