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의 통일의 숨결

박성진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두여 시인의 통일을 위하여



《황진이의 숨결, 통일을 향하다》


김은심 作


초장


붉은 치마 갈아입고 고요히 달빛 타네

소매 끝에 물든 한숨, 분단의 강 너머라

거문고 줄 끊어진 지 오백 해가 넘었네


중장


한강 물결 거슬러서 서녘 바람 묻는다

“그때 그 님 살아 계신 그 강산은 어이한가”

내 가락은 피맺혀도 통일 꿈은 지지 않네


종장


서쪽 하늘 별 하나가 사라진 밤 눈 감고

백두에서 한라까지 내 사랑을 읊조리니

숨죽이던 매화꽃도 눈물로 피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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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해설 — 박성진 칼럼니스트


이 시조는 조선의 대표적 여류 시인 황진이의 예술혼을 빌어, 오늘날의 분단 현실을 여성적 감성과 품격으로 조명한 수작입니다.

김은심 시인은 “소매 끝에 물든 한숨”이라는 절묘한 이미지로 남북이 갈라진 한반도의 정서를 여성의 정한(情恨)으로 승화시킵니다.

거문고 줄이 끊어진 지 오백 해, 이는 단순한 세월의 흐름이 아니라, 민족사에 각인된 예술과 삶의 단절을 뜻합니다.

“내 가락은 피맺혀도 통일 꿈은 지지 않네”라는 구절에서는 여성적 약함 속에 강인한 생명력이 돋보이며,

마지막 수 “숨죽이던 매화꽃도 눈물로 피는구나”는, 통일의 여명을 알리는 상징적 이미지로서 시적 완결을 이룹니다.

황진이의 숨결로 시작된 시는 결국 통일이라는 민족사의 궁극을 향해 조용히 손을 뻗습니다.

전통과 현대, 여성과 민족, 한과 꿈이 교차하는 21세기 통일 시조로 기록될 만합니다.


아내 김은심 시인

남편 박성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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