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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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자 시인의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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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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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자 시인
가느다란 숨결 하나
바람결 따라 흔들리며
먼 그리움을 피워냈다
사랑은 말을 아끼고
꽃잎마다 붉은 설렘
수줍게 귀를 간지럽힌다
어느 결에 다가와서
마음 한복판 물들인다
이름 없는 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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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박성진 칼럼니스트
변희자 시인의 〈코스모스〉는 가녀린 언어로 짙은 감성을 감싸 안는 서정시입니다. 세 줄씩 세 연으로 구성된 이 시는, 마치 코스모스 꽃잎처럼 가볍고, 바람결처럼 유연하며, 사랑처럼 은근합니다.
첫 연의 “가느다란 숨결 하나”는 코스모스의 존재감을 조용하게 드러냅니다. 바람결 따라 피어나는 “먼 그리움”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의 무늬이며, 꽃과 기억과 그리움이 하나의 이미지로 녹아납니다.
두 번째 연에서 시인은 ‘사랑’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만, 그 사랑은 말이 아닌 “붉은 설렘”과 “수줍게 귀를 간지럽히는” 소리 없는 방식으로 다가옵니다. 사랑의 속삭임은 청각보다 촉각으로 전해지고, 마음의 중심에 부드럽게 내려앉습니다.
마지막 연은 감탄입니다. “어느 결에 다가와서 / 마음 한복판 물들인다”는 구절은 사랑이 다가오는 방식, 자연이 침투하는 순간, 시가 피어나는 시간을 동시에 함축합니다. “이름 없는 꽃이 아니었다”는 시구는, 존재의 소중함과 한 송이 코스모스를 넘어선 인간 존재에 대한 시인의 예찬으로 읽힙니다.
이 시는 단순한 자연의 묘사를 넘어, 연인 간의 사랑, 인생의 깨달음, 혹은 문득 찾아온 감정의 정체성을 부드럽게 이야기합니다. ‘코스모스’는 결국,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마음을 물들이는 존재였음을 조용히 속삭입니다.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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