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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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정의 밤
보석과 사람 〈자수정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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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심 시인
어둠이 다 물러서면
진실이 빛나리니
깊은 밤 가슴속에
자수정 하나 품네
상처의 기억마다
보랏빛 향기 흐르고
울음도 닿지 않는
고요가 나를 감싼다
눈 감은 영혼 곁에
차분한 침묵 앉아
빛보다 느린 사랑
자수정처럼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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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해설
박성진 칼럼니스트
〈자수정의 밤〉은 밤이라는 시간, 자수정이라는 보석, 그리고 인간 내면의 정서를 한 축으로 겹겹이 쌓아 올린 시조이다. 자수정은 예로부터 정신의 맑음, 슬픔을 달래는 돌, 깊이 있는 사랑을 상징하는 보석으로 여겨졌다. 김은심 시인은 이러한 상징성과 밤의 고요함을 엮어, 상처받은 자의 내면 치유 과정을 섬세하게 조명한다.
첫 연은 밤이란 어둠이 걷힌 자리에 비로소 빛나는 진실을 말한다. ‘자수정 하나 품네’는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오래도록 간직해 온 상처와 기억이 만들어낸 내면의 보석이다.
둘째 연은 보랏빛 자수정이 지닌 향과 정서적 울림을 묘사한다. “울음도 닿지 않는 고요”는 깊은 슬픔을 이겨낸 후 찾아오는 평화다. 그것은 외면의 감정이 아니라, 이겨내고 남은 자리에 깃든 정숙함이다.
마지막 연의 “빛보다 느린 사랑”은 자수정이 상징하는 정서의 핵심이다. 빠르게 타오르는 열정보다는, 시간을 두고 가만히 마음을 안아주는 사랑. 자수정은 그 사랑의 속도, 그 침묵의 품격을 대변한다.
이 시는 보석처럼 드러나는 삶의 빛이 결코 찬란하거나 요란하지 않음을 말한다. 자수정은 밤에 더 잘 어울리는 보석이고, 깊은 마음은 고요한 밤에서 비로소 말을 건넨다. 김은심 시인의 시는 독자에게 그런 밤의 언어를 들려준다.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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