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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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그리고 그 너머의 별들〉
— 9·11 테러 사건, 박성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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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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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픔의 잔해
한순간에 무너진 하늘
비명처럼 내려앉은 철과 먼지
그날의 도시엔 시간이 멈췄고
사람들은 날개 없이 떨어졌다
어디선가 울리던 구조견의 짖음
카메라 속, 반복된 붕괴의 순간
살아서도, 죽어서도
그 장면은 떠나지 않는다
쓰라림
아이의 눈에도 불길이 비쳤고
어머니의 심장은 천천히 꺼져갔다
복수의 이름으로 쏟아진 폭탄들
그건 또 다른 추락이었다
불붙은 비행기 속엔
신도, 국가도, 이름도 없었다
다만 인간이라는 이름의
슬픔과 오해가
너무 깊이 베였다
그리고 영상이 자꾸 떠올라
다시, 또다시,
모니터에 불시착한 날개들
뉴스는 침묵을 몰고 왔고
침묵은 전쟁을 부르고
누군가는 살아남았고
누군가는 구조되었고
하지만 모두가 무너졌다
그 기억 앞에선
지금도 별들이 깜빡이며
그날의 연기를 말없이 삼킨다
전 세계인의 트라우마
뉴욕은 멀고도 가깝다
매일같이 재생되는 공포의 잔상
부서진 빌딩보다 더 오래가는 건
사람 마음에 생긴 틈
테러는 단지 폭발이 아니라
인류의 믿음이 부서진 소리였다
이제, 우리는 묻는다
그 너머의 별들,
그 별들에 묻힌 이름들을
다시는 잊지 않으리라
무너진 건 건물이 아니라,
인간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