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도시, 사라진 아이들 "드레스덴 폭격, 독일"

박성진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불타는 도시 사라진 아이들 "드레스덴 폭격, 독일"



불타는 도시, 사라진 아이들

—드레스덴 폭격, 1945. 독일

박성진 시인


아이는 울 틈도 없이 사라졌다

그날 밤, 이름 없는 불덩이가

도시의 심장을 찢었다


등 굽은 어머니의 등에

한 아이가 매달려 있었다

불은 먼저 그 손부터 삼켰다


엄마, 무서워,

그 말이 다 타기도 전에

혀는 불꽃 속에서 녹아내렸다


성당의 종은 울리지 않았다

기도는 닿지 않았다

신도, 사람도, 아무도 듣지 않았다


창문도, 골목도,

모두 아이들의 눈을 닮았는데

그 눈동자에 불이 들어와 눕고 있었다


팔 하나, 신발 하나

바람에 쓸려 나갔다

그것이 한 생의 전부였다


드레스덴이 타는 동안

누군가는 지도를 보며 웃었고

누군가는 죽은 도시 위로

꽃잎처럼 폭탄을 뿌렸다


이제 남은 건,

쥐 죽은 듯 조용한 재의 평원

엄마도, 이름도,

하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이후

불은 꺼졌지만

세상의 양심은

한 번도 되살아난 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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