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아래 총성이 울릴 때

박성진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6,25 한국전쟁



구름 아래 총성이 울릴 때

― 6·25 한국전쟁


박성진 시인



검붉은 하늘 아래, 총성이 터질 때

산은 부서지고, 나무들은 부러져 땅에 쓰러졌다

피에 젖은 흙은 진흙탕이 되어

아직도 그날의 체온을 품고 있다


새들은 날개를 접고 숨죽였고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총알에 짓밟혔다

엄마 품을 잃은 아이들이

한겨울 칼바람 속에서 떨고 있었다


한 줌의 흙 위에 쌓인 무수한 뼈들은

무명의 이름들로 부서졌고

그 입술은 닫혔지만

눈빛은 영원히 꺼지지 않았다


길 잃은 병사들의 발자국은

핏자국과 섞여 땅을 붉게 물들였고

하늘엔 검은 연기만이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세상은 멈췄고, 시간은 깨졌으며

사람들은 숨죽여 울었다

그러나 그 아픔은

누구도 대신 짊어지지 못했다


아아, 6·25

그날의 총성과 피는

오늘도 내 가슴에서

차갑게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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