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 그날의 기록

박성진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로힝야 그날의 기록






― 로힝야, 그날의 기록 ―


박성진 시인


아아, 아기 등 뒤로 불이 번졌다

젖은 천을 물고

입도 열지 못한 채

한 민족이 지워졌다


불태워라

말도 뼈도, 기도도

흙과 함께 태워라

인간이 인간을 없애는 방식,

그 이름—인종청소


더더

어른의 다리는 꺾였고

어린이는 발이 없었다

민간인은 없었다

적도 없었다

죽음만 쏟아졌다


더더더

아, 여기는 미얀마의 한 귀퉁이

지구의 무릎 아래

하늘도 얼굴을 가리고

불은 신의 이름 위로 떨어졌다


묻는다

너는 몇 명을 기억하느냐

그중 하나라도 이름을 불러보았느냐

대답하지 마라

너도 나도, 침묵으로 공범이다


아아

오늘도 구호천막은 바람에 찢기고

지구는 말한다

"이건 오래된 뉴스다"

그러나 내 심장은 그날에 멈췄다

불길 속,

젖은 아기의 눈을 보고 말았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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