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멍의 강, 그 이름 난징

박성진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난징 대학살



피멍의 강, 그 이름 난징

— 난징 대학살


박성진 시인


아아, 문은 닫혔다

외세의 발굽이 쓸고 간 거리마다

목소리가 끊기고, 뼈들이 울었다


강 위에 뜬

백만의 그림자

그중 절반은 이름도 없었다


칼이 입을 가르고

불이 성소를 삼킬 때

신은 어디에 숨어 있었는가


부끄러움도 두려움도 없는

살육의 행진—

꽃봉오리만 한 유아의 눈을 찢었다


여기 난징,

기억이 묻힌 무덤이 아니라

기억이 살아난 심장이다


누가 이 강을 건너겠는가

피멍 든 물결 위로

오늘도 진혼의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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