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에서 쓰는 마지막 시

박성진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가자지구에서 쓰는 마지막 시



가자지구에서 쓰는 마지막 시


— 2023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박성진 시인


내 이름은 이제 먼지입니다

벽돌과 살점 사이에 끼여

불타는 하늘을 보며

기도 대신 이 시를 남깁니다


학교는 없고,

병원은 무너졌고,

엄마는 내 손을 꼭 잡은 채

차가운 돌이 되었습니다


나는 단 한 번도

전쟁을 원한 적 없지만

전쟁은 나를 매일 불렀습니다

내 친구들의 이름을 하나씩 지워가며


쌀 대신 흙을 씹고,

물 대신 눈물을 마시며

나는 마지막 종이에

‘살고 싶다’

딱 다섯 글자를 썼습니다


그리고 바람에게 띄웁니다

혹시라도, 누군가 읽어준다면

이 시가 총보다 오래 살아

누군가의 가슴에서 피어나길


내가 남긴 가장 긴 숨은

이 시 한 줄입니다


“나는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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