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보다 묵직한 진실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잉크보다 묵직한 진실



〈잉크보다 묵직한 진실〉


박성진 시인 시


책상 위, 굳은 잉크 자국

어젯밤 문장이 남긴 침묵

말은 멎었지만

진실은 아직 쓰이고 있다


접힌 신문 귀퉁이마다

누군가의 울음이 매달려 있다

날씨보다 앞서는 고통을

나는 한 문단으로 정리해야 한다


단어 하나, 쉼표 하나

그 무게를 알기에

나는 쉽게 쓰지 못한다

사람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진실은 늘 조용히

뒷면에서 문을 두드린다

번듯한 거짓보다

비루한 진심이 오래 남는다


나는 오늘도

백지 위에 손을 얹고 묻는다

이 문장이

누구의 삶을 지나갈 것인지


그래서 한 줄 완성하기까지

긴 사유를 견뎌야 한다

잉크보다 묵직한

진실 하나, 가슴에 눌러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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