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크의 절규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뭉크의 절규



절규


박성진 시인


하늘이 타오른다

귓가엔 붉은 바람

나는 외치지 않았다

이미 내 안이 울고 있었다



말하지 못한 절규, 붉은 하늘의 기억


뭉크의 〈절규〉는 시각적 충격을 넘어선 존재의 근원적 불안을 상징한다. 그는 말년에 “자연을 통과하는 끝없는 절규를 들었다”라고 기록했다. 이는 외부 세계의 소음이 아니라,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폭발이며 자아와 세계의 단절에서 기인한 심리적 공황이다.


박성진 시인의 시는 이 절규를 ‘타오르는 하늘’과 ‘붉은 바람’으로 감각화하며 시작된다. 이는 뭉크의 격렬한 색의 구성이 청각과 시각의 혼재된 감각으로 내면을 압도하는 상황을 언어로 환원한 것이다.

"나는 외치지 않았다 / 이미 내 안이 울고 있었다"는 구절은 뭉크의 인물이 소리 없이 절규하는 듯한 아이러니를 직접적으로 품고 있다. 시인은 말한다. 진정한 절규는 침묵 속에서 터진다고.


이 짧은 시는 회화가 표현할 수 없었던 무음의 절규, 곧 현대인의 내면을 흔드는 정신적 공명을 서정시로 환생시킨 것이다. 뭉크가 색으로, 시인은 침묵으로 울부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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