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크의 키스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뭉크의 키스


박성진 시


키스

입술이 닿자

얼굴이 사라졌다

사랑은

형체를 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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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평론 (박성진 칼럼니스트)


에드바르 뭉크의 〈키스〉에서 두 인물의 융합된 얼굴은 개체의 경계가 무너진 순간을 시각화한다. 시는 이 지점을 "입술이 닿자 / 얼굴이 사라졌다"라는 인상적 이미지로 표현한다. 이는 사랑이 단순한 감정이 아닌, 자아의 소멸이자 혼합이라는 뭉크 회화의 본질을 언어로 번역한 시적 장면이다.


마지막 구절 "형체를 잃고 있었다"는 사랑이 이룬 완전한 일체감 속에서도 정체성의 위기를 암시하며, 뭉크 특유의 존재론적 불안을 간결하고도 섬세하게 포착한다. 시와 그림이 만나는 지점에서, 이 작품은 침묵하는 심연의 사랑을 시어로 응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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