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구보다 배고픈 땅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총구보다 배고픈 땅



박성진 시인


〈총구보다 배고픈 땅〉


> 이곳엔

아침 대신 굶주림이 떠오르고

태양은 탄피를 말린다

울음은 국경에 가로막히고

아이의 배는 빈 약속처럼 부푼다


밀가루보다 먼지가 더 많고

기도보다 입을 다문 어머니가 더 많다


엄마는 비닐봉지에

희망 대신 감자를 닮은 돌을 담고

아이는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의 이름을 씹는다


총구보다

이 땅은 오래도록 배가 고팠다

누구도 씹지 않은 역사

누구도 삼키지 못한 오늘


그대가 말한 평화란

대체 어느 쪽에서부터 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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