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숨 쉬는 숲은 얼마나 남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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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는 숲은 얼마나 남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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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
나뭇잎 하나, 조용히 떨고 있었다
바람은 낮은 숨으로 지나가고
작은 풀꽃은 무언의 기도를 올렸다
그건 아마도 비를 부르는 노래였을까
저편 산등성이를 타고
매연빛 구름이 내려오면
숲의 심장은 한 걸음 물러선다
우리의 발길 소리에도
강가의 돌은 더 이상
물비린내를 품지 못하고
물고기의 눈빛은 자꾸
강을 의심한다
아이들은 흙을 잃고
모래놀이조차 콘크리트 위에서
파랑의 기억을 잊었다
그 조차도 조용히
숨 쉬는 숲은 얼마나 남았는가
이마를 식히던 나뭇그늘,
뺨을 간지럽히던 꽃가루
그 모든 사소한 것이
가장 절실한 위로였음을
우리는 늦게 알게 된다
이제는, 한 그루라도
더는 베지 않기를
이 한 줄기 시조차도
나무의 눈물로 쓰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