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샹궈-혀끝에 남은 타국의 불꽃》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마라샹궈



〈마라샹궈 — 혀끝에 남은 타국의 불꽃〉


박성진 시인


고추기름 붉은 강에

두만강처럼 배추가 흘러간다

혀끝은 벌겋게 멍들고

미각은 감각을 넘는다


알싸한 산초꽃의 전율,

사천에서 건너온 불의 언어

버섯과 마늘, 감자와 낙지

모두 같은 국적을 잃었다


식탁 위 국경은 흐리고

젓가락은 혁명처럼 뜨거웠다

불과 향신료가 사랑처럼 번져

입술은 입맞춤처럼 달아올랐다


눈물 한 방울, 땀 한 줄기

그게 다인가 싶을 무렵

또 한 젓가락,

이국의 불꽃이 다시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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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주해 (간략 해설)

박성진 시인의 이 시는 마라샹궈라는 음식의 향미를 단순 묘사가 아니라 **"국경을 넘는 감각의 경험"**으로 표현한다.

'고추기름 붉은 강', '혀끝의 멍', '불의 언어'라는 표현은 오감 이상의 심리적 체험을 상징하며,

'국적을 잃은' 재료들과 '혁명처럼 뜨거운' 젓가락은 음식을 통한 문화의 혼융을 나타낸다.


‘사랑처럼 번지는 불’, ‘입술의 입맞춤’은 미각과 정열, 이국성의 에로티시즘까지 담아내며,

시 전체는 마라샹궈를 한 편의 뜨거운 러브송처럼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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