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궁보계정 -사랑은 센 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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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보계정 — 사랑은 센 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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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
기름 한 줄기,
기억처럼 고요히 뜨거워지고
그 위로 너의 이름을 다진 마늘처럼 흩뿌렸다
닭고기 한 점, 고추 한 자락
달콤함은 첫눈처럼 녹아내리고
간장의 어두운 눈빛에
우리의 날들이 절여졌다
한때,
우리는 불꽃이었다
파의 향처럼 짙고
땅콩처럼 바삭했지만
속은 언제나 부드러웠다
불은 정직했다
약한 불엔
사랑도 익지 않았고
진심도 맛을 잃었다
지금은 너 없이
접시 하나 덩그러니
궁보계정 위에
잊지 못할 순간들이 볶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