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복림과 달리의 만남》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마복림 할머니와 살바도르 달리》





「마복림과 달리」 – 박성진


신당동 골목, 시계는 녹아내리고

떡은 혀 위에서 현실을 의심한다.


고추장은 핏빛 꿈처럼 부풀고

마복림은, 불 앞의 프로이트.


긴 콧수염의 달리가 와서

떡볶이 한 줄기 찍어 묻는다.

“맛은 환각인가, 기억인가?”


소년의 혀에서 터진 매운 기억,

골목은 멈춰 선 시계처럼

쨍쨍한 오후의 붉은 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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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해설:


1~2연: 달리의 대표작 「기억의 지속」(녹아내리는 시계)을 인용해, 떡볶이의 뜨거운 현실감을 ‘녹아내리는 시간’과 겹칩니다.


3~4연: 고추장의 색채와 강렬함은 달리의 꿈(무의식)과 연결됩니다. 마복림 할머니는 달리처럼 현실과 무의식을 요리로 녹여냅니다.


5~6연: 상상 속 달리가 등장하여 “맛이란 환각인가, 기억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7~8연: 그 떡볶이를 먹은 소년이 과거로 돌아가고, 골목은 시간에서 벗어난 공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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