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실미도 28인 이름 없는 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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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 28인의 이름 없는 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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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
먼바다,
파도가 물러가던 바위섬에
이름조차 불리지 못한
스물여덟 별이 숨 쉬었다.
그들은 총보다 먼저
욕망과 조국 사이에서 휘청였고
죽음을 훈련받다
죽음으로 해산되었다.
사람이 사람을 가르치지 않고
길들였기에
복종도, 탈출도
피를 묻혀야 했다.
그날,
구름보다 낮게 떠 있던 명령은
청와대를 향한 북극성을 접고
도심으로 절규를 날렸다.
버스는 서울을 향했으나
그들의 마음은 실미도에 남아
한 조각 인간으로 울고 있었다.
자폭의 불꽃이
진실을 태웠고,
사형대의 밧줄이
국가의 침묵을 감쌌다.
그대는 몰랐겠지,
너희 이름을 남기기 위해
영화는 만들어지고
유족은 겨우 사과를 받았다는 것을.
실미도여,
이제라도 말하라.
이 땅이
너희의 죄가 아니라
국가의 죄였노라고.
스물여덟 별들아,
이제야 불러보는
너희의 이름 없이
우리가 눈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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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 이 시는 역사의 가장 음지에서, 국가라는 이름으로 버려졌던 이들을 위한 늦은 진혼가입니다.
그들의 죄는 죄가 아니었습니다. 죄는 묻은 채, 이름도 없이 살고 죽은 이들을 우리는 너무 오래 잊고 있었습니다.
오늘 이 시로 그들의 고요한 외침에 귀를 기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