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탄화철의 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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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화찰의 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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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유랑자 박성진
검은 뼈다귀처럼
붙들려 굳은 시간,
탄화찰 한 줌이
지층 아래 떨고 있다
불길에 녹아
살점을 잃고
말라붙은 운명들
그 속에서
나는 너의 폐허를 본다
잿빛 광기의 터전,
강제노동과 굶주림의 역사
쇳소리 같은 통곡이
지하를 울리고
북쪽 산맥 아래
탄화된 혼령들이 일렁인다
떨림은 죽은 게 아니다
사라진 게 아니다
언젠가 다시
불씨가 되어 솟아오를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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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해설
「탄화찰의 떨림」은 한반도의 어두운 현대사를 지층의 광물, 그중에서도 탄화찰(carbonaceous shale)이라는 광물에 투영하여,
**죽음조차 아직 완전히 식지 않은 ‘기억의 진동’**으로 형상화한 시입니다.
탄화찰은 유기물의 압축과 열에 의해 형성되는 어두운 광물로,
이 시에서는 전쟁, 강제노동, 수용소, 그리고 망각된 영혼들의 흔적을 상징합니다.
“검은 뼈다귀처럼”이라는 시구는 단지 암석의 형태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광물에 각인된 집단 기억과 슬픔을 ‘탄’처럼 뼛속까지 스며든 채로 간직하고 있다는 암시입니다.
특히 “떨림은 죽은 게 아니다”라는 결말은,
과거의 탄압과 고통을 딛고 미래로 향하는 민족의 회복력을 표현합니다.
광물은 침묵하지만, 떨립니다.
그 떨림은 곧 역사를 다시 쓰게 할 불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