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라이트 희귀 보석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시한 편에 비할 보석인가



〈알렉산드라이트 — 시 한 편에 비할 보석인가〉


월인(月人) 박성진 시인 作


빛을 쫓아,

나는 푸르름이 깃든 숲을 헤맸다


그러다 붉은 와인 한 방울처럼

심장을 물들이는

그 보석을 만났다


그 이름, 알렉산드라이트

하루에도 몇 번씩

나를 다른 세계로 이끄는 문


윤동주의 시 한 편에

비할 수 있을까

내 시가 묻는다,

"나는 아직 변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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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평론: 알렉산드라이트, 변색의 시학 — 박성진 시인을 읽다


문학바탕 문학평론가 박성진


박성진 시인의 시 〈알렉산드라이트 — 시 한 편에 비할 보석인가〉는 단순한 보석 찬미를 넘어 ‘빛의 변색’이라는 현상을 통해 시의 본질을 탐색하고 있다. 시인은 15년에 걸친 수집의 대서사시를 단 다섯 연으로 응축시키며, 보석 그 자체가 지닌 희소성과 정서적 무게를 윤동주의 시와 대비시킨다.


1연에서 "빛을 쫓아, 나는 푸르름이 깃든 숲을 헤맸다"는 문장은 단순한 탐보의 행위가 아닌 내면의 순례를 함축한다. 알렉산드라이트는 단지 자연물로서가 아니라, 시인에게는 오랜 시간 정신적 갈망의 화석으로 자리 잡는다.


2연과 3연에서는 색채의 변화가 중심을 이룬다. ‘붉은 와인’, ‘푸르름’, ‘다른 세계’—이는 보석의 물리적 변색을 시적 감각으로 번역한 결과다. "심장을 물들이는"이라는 표현은 색상이 단지 ‘시각’에 국한되지 않고, 정서적 색조로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곧 변색은 감정의 변주라는 은유로 이어진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마지막 연이다.


> “윤동주의 시 한 편에

비할 수 있을까

내 시가 묻는다,

‘나는 아직 변색 중이다’”




여기서 시인은 윤동주의 시를 절대적 기준으로 세우고, 자신의 시와 삶이 아직 도달하지 못한, 변색의 도정 위에 있음을 고백한다. 알렉산드라이트가 빛에 따라 색을 바꾸듯, 박성진 시인의 문학 또한 시대의 빛에 따라 형상과 음영을 다르게 드러내는 과정 중에 있다는 진지한 자각이다.


이는 결국 보석과 시의 변색적 가치를 병치시키며, 윤동주 시학의 미학을 은유하는 구조다. 윤동주는 시의 본질을 ‘부끄러움’에 두었고, 박성진은 이 시를 통해 그 부끄러움을 ‘빛의 변색’으로 형상화했다.


보석은 광물의 결정이요, 시는 시간의 결정체다. 박성진 시인은 알렉산드라이트를 통해 윤동주의 시 한 편의 무게를 다시 묻는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수집의 자랑이 아닌, 문학을 향한 경건한 변색의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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