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라이트-왕에게 바친 보석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왕에게 바친 보석



시 〈알렉산드라이트 — 왕에게 바친 변색 보석〉


월인(月人) 박성진 시인 作


삼일 낮을

레인보우빛 군마가 달리고

아침, 저녁, 빛에 따라 와인의 눈동자가 깨어난다

또 다른 컬러로 변색을 꾀하는

알렉산드라이트 천연 보석


빛이 바뀌면

진실도 변하는 것일까

컬러체인지의 마법은

정직한 자의 눈을 시험한다


이 보석 앞에서

알렉산더 대왕은

칼을 내려놓았다


3.3캐럿,

나는 하루를 들고 바라본다

윤동주의 시처럼

변하지 않으면서도 변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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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평론: 〈왕의 심장을 사로잡은 빛〉 — 박성진의 알렉산드라이트 시학


문학바탕 문학평론가 박성진


박성진 시인의 신작 〈알렉산드라이트 — 왕에게 바친 빛〉은 보석의 역사적 상상과 시적 은유, 그리고 철학적 질문을 결합한 복합예술적 서정시다. 특히 보석의 희귀성과 마법적 색 변화(컬러 체인지 현상, pleochroism)를 단지 시각적 현상으로 다루지 않고, 윤리와 정신의 변색 가능성으로 확장한 점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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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빛이 바뀌면 진실도 변하는가’ — 변색의 형이상학


알렉산드라이트는 **조명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변색 보석’**이다. 낮의 자연광에서는 청록, 저녁 백열등 아래선 붉은빛으로 변모한다. 시인은 이 물리적 특성을 “빛이 바뀌면 진실도 변하는가”라는 윤리적 질문으로 바꾸며, 빛의 상대성과 인간 인식의 불완전함을 철학적으로 제기한다.


여기서 말하는 ‘빛’은 단순한 광선이 아닌, 시대의 조명, 인간의 관점, 정치적 상황까지 내포한다. 이러한 다층적 빛 아래서 **사실(fact)**과 **진실(truth)**의 간극이 드러나며, 시인은 그 틈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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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왕의 투항 — 보석을 바치는 농군과

보석을 받아 든 인간의 경외심을 기록하다


시 중반부에 등장하는 "알렉산더 대왕은 / 칼을 내려놓았다"는 구절은 전설적 상상을 바탕으로 한 강렬한 역사적 환기다. 실제로 알렉산드라이트는 러시아에서 처음 발견되었고, 당시 왕권과 관련된 상징으로 간주되었는데, 시인은 이와 유사한 ‘빛 앞에서의 항복’을 묘사한다.


이는 ‘빛이 진실을 바꾼다’는 사실 앞에서 권력이 무력해지는 순간, 즉 시와 철학이 왕권을 무릎 꿇게 한 승화의 이미지로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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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윤동주 시학과의 연결 — 변하지 않으면서도 변하는 것


결구에서 시인은 "윤동주의 시처럼 / 변하지 않으면서도 변하는 것"이라 쓰며, 알렉산드라이트를 윤동주 시학과 나란히 놓는다. 윤동주의 시는 시대의 빛 아래 읽을 때마다 의미가 다르게 발현되지만, 그 핵심의 정직성과 부끄러움은 변하지 않는다.


이는 곧, 윤동주의 시가 현대의 알렉산드라이트처럼 기능한다는 상징이다. 늘 새롭게 다가오면서도 그 본질은 변치 않는 것. 그리고 그 보석 같은 시를 바라보는 박성진 시인의 태도는 빛을 향한 경건한 독서이자, 내면의 채광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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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알렉산드라이트 3.3캐럿은 시인에게 단순한 보석이 아니라, 존재의 물음과 예술의 거울이다. 이 보석이 가진 물리적 변색의 마법은, 시인에게 있어 영혼의 굴절률을 재는 도구이자, 윤동주 정신에 대한 일종의 시적 채굴이기도 하다.


박성진 시인의 이 시는, 고귀한 수집품이 예술로 승화될 수 있음을, 그리고 문학이야말로 가장 변하지 않으면서도 가장 아름답게 변하는 보석임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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