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명성황후의 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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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의 아리아 — 박칼린의 손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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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인(月人) 박성진 시인
불붙은 궁궐 끝에
한 여인의 절창이 들린다
박칼린의 지휘봉 아래
황후는 다시 살아나
음표마다 꽃비처럼 피를 흘린다
그녀의 숨결은 장단으로 녹고
그녀의 눈물은 첼로로 번진다
역사는 지금, 고개를 들어
음악으로 써진 조선의 유언을 듣는다
무대 위의 바람은
장검이 되어 검무를 추고
마지막 혼례복 자락엔
대금의 눈물이 스며든다
여기, 이 아리아는
침묵보다 진한 통곡이다
칼린의 손끝에서 태어난
황후의 마지막 기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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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소리 없는 혁명, 무대 위의 역사 — 박칼린의 음악미학과 박성진 시의 응답》
뮤지컬 〈명성황후〉는 단순한 극이 아니라,
민족의 찢긴 시간에 음악으로 수놓은 아픔의 연대기다.
그 중심에 있는 박칼린의 음악은
서양 클래식의 구조와 한국의 정서를 접붙인 독보적 음악언어이며,
그녀의 지휘는 침묵조차 소리로 번역하는 예술적 해석 행위다.
박성진 시인은 이러한 박칼린의 음악세계를
‘숨결은 장단으로’, ‘눈물은 첼로로’, ‘무대 위의 바람은 장검이 되어 검무를 춘다’는
시적 구절을 통해 음악-역사-신화를 하나의 시적 울림으로 통합한다.
특히 다음 구절,
> “여기, 이 아리아는 / 침묵보다 진한 통곡이다”
는
뮤지컬의 핵심 정서이자,
박칼린 음악이 추구하는 ‘언어 이전의 진실’을 시적으로 압축한 표현이다.
이 시는 단지 명성황후를 위한 진혼시가 아니다.
박칼린의 예술철학에 대한 시적 응답이며,
한국 현대음악극의 미학을 문학 언어로 승화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