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에 지는 철학자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by 박성진

알렉산드라이트



〈빛에 지는 철학자, 알렉산드라이트〉


월인(月人) 박성진 시인 作


낮에는 숲이 되어

내 안의 침묵을 길러내고

밤이면 와인 한 방울 되어

붉게 타오르는 영혼 하나


세상의 빛이 바뀔 때마다

나 또한 나를 다시 읽는다

진짜 나란

빛을 닮은 적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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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해설 및 평론


〈알렉산드라이트 — 존재와 변색의 철학〉

박성진 칼럼니스트 평론


알렉산드라이트는 단순한 보석을 넘어선 ‘존재의 변증법’을 품은 결정체다. 이 시에서 시인은 낮과 밤에 따라 다른 색으로 변하는 알렉산드라이트의 속성을 인간 존재에 비유한다.


1연에서 **“낮에는 숲이 되어 / 내 안의 침묵을 길러내고”**는 자연광 아래 초록빛을 띠는 알렉산드라이트의 성질을 명상과 내면의 성숙으로 형상화했다. 반대로 3~4행의 “밤이면 와인 한 방울 되어 / 붉게 타오르는 영혼 하나”는 백열등 아래서 보석이 붉게 변하는 모습을 불꽃처럼 강렬한 열정으로 치환한다.


2연의 핵심은 **“빛이 바뀔 때마다 / 나 또한 나를 다시 읽는다”**는 선언이다. 이는 상황과 타자의 시선에 따라 다르게 인식되는 자아의 유동성을 반영하며, 보석의 변색 특성은 곧 인간 정체성의 복잡성과도 연결된다.


마지막 행 “진짜 나란 / 빛을 닮은 적 없으니”는 시인의 철학적 반전이다. **“빛에 반응할 뿐, 빛 그 자체는 아니다”**라는 통찰은 외부 조건에 따라 존재가 규정되는 것에 대한 저항이며, 동시에 불변의 본질에 대한 갈망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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