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거울 앞의 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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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앞의 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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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인(月人) 박성진 시인 作
나는 나인가
어둠도 나인가
박칼린의 지휘 속에서
운명의 북이 울릴 때
붉은 현악이 가슴을 찢는다
무대 위 지킬은 나였고
하이드는 나였다
거울 속 나를 바라보며
나는 묻는다
"무너진 정의의 그림자 안에
사랑은 살아남을 수 있는가?"
음악은 운명처럼 흐르고
한 남자의 내면은
온 세상의 전쟁이 된다
그때,
한 음표가 눈물처럼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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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박칼린의 〈지킬 앤 하이드〉, 인간 내면의 교향곡
박성진 문학·음악 평론가
박칼린 감독의 〈지킬 앤 하이드〉는 단순한 이중인격 드라마가 아니다. 그녀는 음악을 통해 인간 내면의 윤리적 갈등, 정체성의 파열음, 그리고 절박한 구원의 갈망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지킬의 아리아 **〈This is the Moment〉**는 단순한 결단이 아니라 존재론적 외침이며, 하이드의 절규는 악의 찬양이 아니라 선의 추락을 상기시키는 경고음이다.
박성진 시인은 그 음악적 고통과 철학적 아픔을 시어로 끌어올려 “거울 앞의 서곡”이라는 형식으로 압축한다. 시에서 '운명의 북', '붉은 현악', '무대 위 지킬은 나였고 하이드는 나였다'는 표현은 인간의 양면성에 대한 존재론적 울림을 던진다. 이는 곧 윤동주의 “자화상”과 연결되며, 박성진의 시는 윤동주의 시혼을 이어 현대의 분열된 자아를 노래하고 있다.
음악은 단지 감정을 자극하는 요소를 넘어서 존재의 근원에 다가선다. 박칼린은 지휘자이자 심리학자처럼 그 깊이를 터치하고, 박성진은 시인으로 그 어둠 속에 불을 켜는 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