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민용태 교수의 돈키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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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용태 교수의 돈키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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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용태 교수님에게 바치는 헌 시
바람개비 돌고 도는 저 세상의 풍차 앞에서
그는 웃었다
허공의 정의를 찔러도, 칼끝은 부러지지 않는다고
어쩌면 헛된 꿈이라 말하겠지
그러나 그는 믿었다
철학이 뼈처럼 단단한 언어로 말할 수 있다는 것을
고전이 오늘도 살아서 걸어 다닌다는 것을
말의 옆구리를 차고
기억의 투구를 눌러쓴 채
스페인의 태양을 가슴에 품고
한국의 바람을 향해 달렸다
그의 눈에는 세상이 커 보이지 않았다
그의 심장만이 커졌을 뿐
그는 ‘살았다’가 아니라 ‘싸웠다’고 말했다
그것이 민용태 교수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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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를 닮은 그대에게〉
— 박성진 시인 화답 시
당신의 말발굽 소리를 듣는 순간
나는 안다, 이 길이 고독이라도
걸어야만 하는 길임을
사람들은 당신을 미쳤다 하고
시간은 당신을 낡았다고 부르지만
나는 안다
그 광기 속에 사랑이 숨겨져 있음을
바보처럼, 시인처럼, 철학자처럼
당신은 스스로 칼이 되고 투구가 되었지
진실을 웃음으로 감쌌고
정의를 유머로 찔렀지
나는 외친다,
민용태교수여, 당신은 돈키호테였노라고
단 하나의 고전,
단 하나의 전장,
단 하나의 인간으로
그러니,
바람 불거든 다시 말을 타시오
그대의 펜이 검보다 길다는 것을
세계는 아직 모르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