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학바탕 문학평론가
시인의 하루
시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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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나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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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자 시인
새벽빛이
다가오면
설렘 숨결로
하루를 시작하리
굽지 않은 길을
반듯하게 걸으니
마음은 부드럽고
눈빛은 잔잔하다
물방울 머문 풀잎에
빛이 춤추고
거미줄에 걸린 미소
고요한 새벽이
투명하니
부드러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리
고운 걸음으로
흔들림 없이
하루를 또
조용히 살아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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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변희자 시인의 〈새벽, 나의 하루〉는 자연의 맑음과 내면의 평온을 정갈하게 연결한 시이다.
새벽이라는 시간은 단순한 하루의 시작을 넘어, 마음의 첫 페이지를 펼치는 의식과도 같다. 시인은 그 시간을 ‘설렘 숨결’이라 명명하며, 하루를 맞이하는 심리적 전환의 순간을 포착한다.
둘째 연의 “굽지 않은 길을 / 반듯하게 걸으니”라는 표현은 삶의 태도를 드러낸다. 여기서 ‘굽지 않은 길’은 윤리적·정신적 곧음을, ‘반듯하게 걷기’는 자신과 세계에 대한 정직한 태도를 함축한다. 그 결과 시인의 마음은 ‘부드럽고’, 눈빛은 ‘잔잔하다’라는 묘사는 자아와 자연이 동화된 상태를 보여준다.
셋째 연에서 물방울과 풀잎, 거미줄에 걸린 미소는 새벽의 미시적 풍경을 시적 언어로 포착한 부분이다. 거미줄은 원래 날카로운 긴장과 사냥의 도구이지만, 시인은 그 위에 ‘미소’를 걸어놓음으로써 고요 속의 생명감과 유머를 부여했다.
마지막 연의 “흔들림 없이 / 하루를 또 / 조용히 살아내리라”는 단순한 다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인간 존재의 윤리적 결심이며, 삶을 ‘살아낸다’는 표현에서 오는 경건한 수행성이 느껴진다. 시 전체는 감정의 과잉 없이 담백하게 흐르며,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의 새벽을 돌아보게 하는 힘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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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변희자 시인의 이 작품은 자연 서정시와 생활 시의 조화를 보여준다. 새벽의 이미지와 일상의 결심을 연결함으로써, 시인은 단순한 풍경 묘사에 머물지 않고 삶의 자세를 전한다.
비하인드로 추측컨대, 이 시는 시인이 실제로 새벽 산책이나 일상의 명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거미줄에 걸린 미소” 같은 시어는 사진처럼 순간을 포착하는 관찰력을 보여주며, 변희자 시인의 시 세계가 자연과 마음의 평화로움을 일치시키는 특징을 갖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결국 이 시는 새벽의 청정함을 빌려, 자신을 성찰하고 하루를 단정히 열어가는 인간의 내면적 의례를 기록한 시라 할 수 있다. 조용한 감동과 잔잔한 울림을 남기는 정통 서정시의 미덕을 간직한 작품이다.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학바탕: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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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