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아침 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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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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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중기 선생님 <시인>
우리가 떠나 온 자리엔
슬픈 넋들이 살아서
남지나해의 물결 위로
아기걸음마를 하고
나선다
자유라는 것
생명이라는 것이
매몰찬 시선으로
망망대해(茫茫大海)에 홀로 누워
외면당했다
죽음이라는 것
자유라는 것
사랑이라는 것이
죽음이라는 것을
생존에 처음 알 것
같지만……
코스모스 길 위에
누워 버린
너의 눈망엔
못다 한 언어들이
이슬에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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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중기 선생님 《시인의 말》
오늘의 대한민국이 세계경제 대국에
합류된 밑받침 뒤에는 6·70년대
베트남전쟁을 잊어선 안 된다
한국은 1964년 7월 18일부터 1973년
3월 23일 한국군 철수까지 9년 3개월간
32만 명의 장병들이 세계평화를 위해
참전했다. 5,099명의 젊은 전우들이
안타깝게도 전사하셨다.
소위 평화협정을 부르짖었던
파리평화협정은 공산주의자들에게
속은 대표적인 실수를 잊어서는 안 되겠다.
자유를 향해 탈출을 하는 것은 결국
죽음을 당하는 것이라는 아픈 모습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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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월인지명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평론 — 홍중기 시인의 「아침 이슬」 심화 분석
홍중기 시인의 「아침 이슬」은 전쟁 체험과 인간 실존의 경계를 서정으로 승화한 작품이다. 시인은 20세 종군기자로 베트남전에 참전하며, 젊은 영혼들의 죽음을 가장 가까이서 목격했다. 이 시는 그 체험이 남긴 영혼의 기록이자 문학적 증언이다.
첫 연의 “우리가 떠나 온 자리엔 / 슬픈 넋들이 살아서”는 곧 영령의 시선으로 전환되는 도입부이다. 이어지는 “남지나해의 물결 위로 / 아기걸음마를 하고”라는 시어는 청춘의 미숙함과 죽음의 덧없음을 한 장면에 담았다. 바다 위의 아기걸음마는 살려달라는 몸짓이자, 곧 파도에 삼켜질 운명을 예고하는 은유다.
둘째 연에서는 “자유라는 것 / 생명이라는 것이”라는 반복적 어구로 시적 호흡을 길게 끌어가며, 전쟁의 본질을 묻는다.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참전했지만, 그 자유는 “망망대해에 홀로 누워 / 외면당했다.” 이 구절은 냉전기의 한국 청년들이 세계정치 속에서 겪은 고립과 허무를 상징한다.
셋째 연의 “죽음이라는 것 / 자유라는 것 / 사랑이라는 것”은 전쟁 속 인간 실존을 압축한 3단 병렬 구조다. 삶과 죽음, 자유와 사랑이 전쟁의 한순간에 뒤엉켜버리는 비극을 드러낸다. 특히 “죽음이라는 것을 / 생존에 처음 알 것 / 같지만……”이라는 구절은 죽음의 절대적 실감과 그 앞에서 깨닫는 삶의 무게를 보여준다.
마지막 연의 “코스모스 길 위에 / 누워 버린 / 너의 눈망엔 / 못다 한 언어들이 / 이슬에 녹아 있다”는 작품의 백미다. 시인은 전쟁의 비극을 가을 코스모스와 아침 이슬이라는 자연 이미지로 승화시켜, 독자에게 조용한 진혼의 울림을 남긴다. ‘못다 한 언어들’은 돌아오지 못한 전우들의 꿈과 사랑, 그리고 말하지 못한 조국과의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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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교훈과 에세이적 조명
홍중기 시인의 시와 「시인의 말」은 세 가지 굵직한 메시지를 남긴다.
첫째, 희생의 기억은 국가의 뿌리이다.
대한민국이 경제 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름 없는 젊은 병사들의 희생이 있다. 5,099명의 전사자와 수많은 부상병들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탱한 보이지 않는 기둥이다.
둘째, 자유와 생명은 선언이 아니라 책임이다.
시인은 “자유를 향한 탈출은 곧 죽음”이라고 기록한다. 자유는 그저 주어진 것이 아니라, 대가와 희생을 전제로 지켜지는 것이다.
셋째, 역사의 냉정함을 직시하라.
파리평화협정은 국제정치의 현실을 보여준다. 이상주의적 평화는 때로 더 큰 희생을 낳고, 전장의 청년들은 그 희생의 이름 없는 주인공이 된다.
이 시는 단순한 과거의 추억이 아니라, 오늘 우리에게도 묻는다.
> “당신은 그들의 희생을 기억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아침마다 맺히는 이슬처럼, 시인은 잊혀서는 안 될 기억을 시어로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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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홍중기 시인 프로필과 회상
이름: 홍중기 시인
출생: 1947년, 대한민국
주요 이력: 20세 종군기자로 베트남전 참전, 이후 시인·수필가 활동 MBC공채 5기
방송인, 칼럼니스트
수많은 프로필은 홍중기 시인의 삶의 훈장이다
*간략한 프로필로 대신한다
*중고교 시절 1000편의 시세계를
펼쳐 보이던 천재 소년의
기록 또한 이채롭다
문학 세계: 전쟁 체험을 바탕으로 생명·자유·죽음·평화를 서정과 증언의 언어로 승화
대표작: 「아침 이슬」, 「슬픈 남지나해」
시인의 회상
> “20세의 젊은 종군기자 시절, 남지나해의 바람과 전우들의 눈망울은 제 가슴속에 영원히 남았습니다.
오늘도 새벽마다 맺히는 이슬을 보면, 그날의 전우들이 제 곁에 서 있는 듯합니다.
제가 시를 쓰는 이유는 그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홍중기 시인의 시는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젊은 희생을 기억하고 자유와 평화를 성찰하게 하는 살아 있는 대한민국의 문학적 기념비다.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학바탕 문학평론가
*신문예 문인협회 여행작가, 문화평론가 등단예정,
윤동주 연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