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어부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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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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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칼럼니스트
어부바,
새벽안개 젖은 골목,
엄마의 등판이 작은 산이 된다.
달그락, 부엌의 국자가
별빛처럼 흔들리고
어깨에 붙은 내 숨은
모닥불처럼 화르르
타오른다.
어부바
나는 세상의 모든 바람을
엄마 등 위에서 먼저 배웠다.
삐걱삐걱,
마루의 숨소리,
쿵, 달려오는 아버지의 구두소리
그 틈에서 나는 고요히 꿈꾸었다.
어부바
어느새 내 등이
엄마의 오래된 산을 닮아간다.
삐걱---
내 허리에도
작은 우주가 흔들리고,
달그락, 부엌에서
그리움이 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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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문학평론
이 시는 ‘어부바’라는 일상적 행위를 통해 모성과 세대 계승의 한국문학적 정서를 포착했다.
어머니의 등은 ‘작은 산’과 ‘오래된 산’으로 은유되어, 삶의 무게와 보호의 품을 동시에 상징한다.
삐걱·쿵·달그락과 같은 의성어는 시적 공간을 살아 숨 쉬게 하며,
마지막 연에서 화자의 등이 어머니를 닮아가는 순간, 어부바는 한 세대의 삶을 잇는 문학적 장면으로 승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