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ㅇ
어부바
《어부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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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시인 각본
1. 박칼린 무대의 어부바
어깨 위에 조명 하나 얹고
낯선 꿈을 업고 나는
아이처럼 웃는다
관객의 숨결 따라
무대가 나를 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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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윤동주 ― 별빛의 어부바
어머니 별빛이
밤하늘에서 나를 업고
강 건너 바람이 된다
어부바, 그 부드러운 품에
시 한 줄 맡기고 별을 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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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김은심(황진이) ― 연분홍 치마 어부바
연분홍 치맛자락 들고
달빛에 몸을 맡긴다
술 한 잔 시처럼
연인이 등 위에 나를 업고
세상 근심 잠시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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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박경자(내숭 시인) ― 해학의 어부바
“어머나, 무거우시죠?”
웃으며 슬쩍 올라탄다
들판의 바람까지 킥킥거리고
어부바,
등골에서 피어나는 민들레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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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곽혜란 시인 ― 서정의 어부바
봄 강물 위로
아이 웃음처럼 흔들리는
버들잎의 손길
어부바 한 번이면
세상 근심 다 건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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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홍영휘 시인 ― 통일의 어부바
철조망 위로
비둘기 두 마리 날아와
어깨를 토닥인다
어부바하듯 남과 북을
하나로 업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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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민용태 교수 ― 사색의 어부바
책장 사이로
먼지 묻은 사색을 업는다
고전의 어부바는
무거운 듯 가벼워서
인생이 참 곱게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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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전중호 사진작가 ― 렌즈의 어부바
카메라가 나를 업어
빛을 등에 지운다
라벤더 언덕에 아내의 미소
찰칵-
어부바처럼 필름에 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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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조서희 시인 ― 꿈의 어부바
아이의 낮잠 위로
하얀 구름이 업혀 흐른다
어부바 한 번이면
잠든 꿈도
살짝 눈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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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괴테 ― 낭만의 어부바
낯선 언어의 강가에서
젊음이 나를 업는다
파우스트의 그림자조차
어부바에 실려
봄날의 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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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칸트 ― 철학의 어부바
무거운 세계의 도덕을
작은 등에 얹어본다
어부바,
순수이성의 무게를
어머니 품처럼 업고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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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월인 박성진 ― 시인의 어부바
내 시의 모든 단어들이
등 위에 올라타 운다
어부바하듯
윤동주와 박칼린이
내 마음을 업어 무대에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