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칼럼니스트 《통일이여, 시인의 참회록》
통일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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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이여, 시인의 참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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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인지명 박성진 시인
철조망에 걸린 바람
녹슨 가시마다 눈물이 맺힌다
강은 흘렀으나
절반의 물빛만 남았다
산은 푸르렀으나
하늘은 반쪽으로 잘려 있었다
별빛은 늘 그 자리에 있었으나
우리의 눈은 낮은 땅만 밟았다
양심의 법정에서
역사는 조용히 묻는다
통일이여
너를 부르지 못한 세월
흙과 하늘 사이에 선 시인
부끄러움에 고개 떨군다
오늘 밤 별 하나의 떨림에도
깊이 고개 숙이고
숲과 강, 바다와 별
다시 한 몸 되어 흐르기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