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대학로의 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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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의 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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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인(月人) 박성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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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 아래,
괴테 선생이 조용히 걸음을 멈춘다.
대학로의 밤은 젊고,
연극의 숨결이 골목마다 스며 있다.
바람은 포스터를 흔들며 속삭인다.
“이 무대에선 누구나 자기의 파우스트가 된다네.”
그는 미소를 짓고,
조용히 가슴에 손을 얹는다.
한때 질풍노도의 청년이었던 그는
지금도 젊은 배우들의 떨리는 눈빛을 알아본다.
그 눈빛 속에서
인생의 불꽃이 조용히 흔들린다.
“살아 있는 동안 사랑하고,
고뇌하고, 끝내 노래하라.
그것이 인간이고, 예술이다.”
대학로의 밤하늘은 별 대신 조명으로 빛나고,
그 빛 속에서 괴테는
잠시 젊은 날의 자신과 마주 선다.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대학로에서 나는 아직 살아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