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는가 바흐여!

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학평론가, 작곡가

by 박성진

박성진 아티스트-바흐/골드베르크 변주곡/글렌굴드의/피아노연주



〈들리는가, 바흐여〉

박성진 작곡가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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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 굴드의 손끝에서

바흐가 걸어 나온다.

죽은 줄만 알았던

음표 하나하나가

내 심장의 맥박처럼

되살아난다.


울컥한다,

울 수 없는 시대에도

피아노는 운다.

이 얼마나 날카롭고도

자비로운 탄식인가.


나는 지금

화가 났다,

우울하다가

울컥하며 환히 웃는다.


굴드의 손목이 떨릴 때마다

세상이 흔들리고

고요한 나무가

나를 안고 운다.


그립다.

그 시절,

한 음 한 음

진심으로 말하던 시간들.


이 노래를 부른다

바흐가 다시 살아왔을까

굴드의 검은건반 위에서

이 모든 날들이

기도처럼

되살아났으니.


들리는가, 바흐여—

당신의 혼이

굴드의 심장에서

세상을 위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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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박성진 작곡가는 이 시를 통해 음악의 부활과 인간의 감정을 한데 아우른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단순한 연주가 아니라 ‘부활의 드라마’로 묘사된다. 글렌 굴드의 건반 위에서 바흐가 되살아난다는 상상은, 음악이 단지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현재의 위로이자 미래의 언어임을 시사한다.


"나는 지금 / 화가 났다, / 우울하다가 / 울컥하며 환히 웃는다"라는 시구는, 음악을 듣는 이의 감정이 극단에서 극단으로 흐르다가 결국 하나의 내적 울림으로 수렴됨을 보여준다. 이처럼 박성진 시인의 언어는 감정의 미세한 결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며, 음악이 인간의 감정을 얼마나 깊게 흔드는가를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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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시와 노래가 모두의 마음을 적시는 노래여, 노래여.


이 작품은 단지 한 편의 시가 아니다. 그것은 곡을 품은 시이며, 시의 심장을 안은 노래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정회원 작곡가이자 아티스트인 박성진은, 음악적 촉감과 문학적 사유를 동시에 터치하는 드문 재능을 지녔다.


〈들리는가, 바흐여〉는 바흐의 부활이자, 굴드의 영혼을 빌려 오늘의 우리를 위로하는 서정적 기도문이다. 이 시를 부르면, 그 노래는 한 사람의 가슴에서 시작해 온 세상의 기억을 적시고, 결국은 다시 피아노로 돌아간다. 바흐의 음 하나가 다시 울릴 때, 우리는 이 시를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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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연 설명


이 시는 박성진 작곡가가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글렌 굴드의 전설적인 터치로 듣고, 그 울림과 떨림 속에서 피어난 창작물이다. 시의 배경에는 일상의 감정들 — 화남, 우울함, 환희, 울컥함, 그리움 — 이 교차한다. 이는 단지 음악 감상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음악이 인간의 내면 깊숙이 들어가 어떻게 감정의 불씨를 살리고, 존재의 숨결을 흔드는지를 보여주는 음악적 사유시다.


박성진 작곡가는 이 시를 단지 ‘글’로 남기지 않고, 노래로도 불렀다. 그 노래는 들을수록 마음속 오래된 상처를 어루만지는 치유의 음률이 되었고, 많은 이들의 심장을 울리는 따뜻한 파동으로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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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박성진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원 작곡가

문화평론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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