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시인 칼럼니스트 문학평론가
그날은 언제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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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언제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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利達 김석인 시인 시
서산에 해가 지기도 전
분홍 불빛이 피어나는 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내 한 입만이 아니니
내 것이지만
요즘은 코로나 19로
내 맘대로 하지도 못하고
애처로운 처지의 여인이여
눈부시게 화창한 봄날
꽃으로 태어났으나
들풀로 살아가야 하는 그들
이제라도 화사한 꽃으로
살아가기를 바라지만
언제일지 모를 그날까지
오늘도 웃음과 사랑을 팔면서
그날만을 기다려 봅니다
그날은 언제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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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그날”의 의미와 코로나 이후 인간의 조건
*해가 지기도 전 피어나는 분홍 불빛
시의 첫 연은 “서산에 해가 지기도 전 / 분홍 불빛이 피어나는 밤”으로 시작한다.
아직 낮이 끝나지 않았는데 이미 불야성이 켜진다는 역설적 이미지다.
이는 코로나 이전 도시의 활기, 혹은 생존을 위해 밤을 시작해야만 하는 이들의 고단한 삶을 은유한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속담은 굶주림 앞에서는 체면이 없다는 뜻으로,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몸을 내어야 하는 현실을 드러내 보이는 대목이다 여기서 분홍 불빛은 단순한 네온사인이나 유흥가의 조명을 넘어, 사회적 약자가 기댈 수밖에 없는 생계의 공간으로 읽힌다.
*코로나19와 ‘애처로운 여인'
둘째 연은 현실을 더욱 직접적으로 끌어들인다.
“내 것이지만 / 요즘은 코로나 19로 / 내 맘대로 하지도 못하고”라는 대목은 팬데믹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 곧 몸과 노동의 자유마저 제한시킨 상황을 고발한다.
특히 “애처로운 처지의 여인이여”라는 호명은 이 시의 화자가 자신을 바라보는 동시에,
같은 처지의 여성들을 대변하는 복수의 목소리로도 확장된다. 이는 특정 개인의 고통을 넘어서, 코로나라는 세계적 재난 속에서 소외된 계층이 겪은 구조적 불평등을 표상한다.
*꽃으로 태어났으나 들풀로 사는 존재들
셋째 연에서 시인은 강렬한 대비를 그려내었다.
“눈부시게 화창한 봄날 / 꽃으로 태어났으나 / 들풀로 살아가야 하는 그들.” 인간은 누구나 존엄한 ‘꽃’으로 태어났으나, 현실은 들풀처럼 무시당하고 밟히며 살아가야 한다.
들풀은 강인하지만 동시에 보잘것없는 존재의 은유다.
팬데믹의 시대는 특히 문화·서비스·자영업 분야에 종사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갑자기 들풀 같은 처지로 내몰았다.
이 대비는 시적 탄식과 함께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날 선 비판을 담아낸다
* ‘그날’의
희망과 종말론적 대기
넷째 연과 다섯째 연은 시의 중심부를 이룬다. “이제라도 화사한 꽃으로 / 살아가기를 바라지만 / 언제일지 모를 그날까지”라는 대목에서 ‘그날’은 단순한 개인의 회복이나 경제적 안정의 날이 아니었다.
그것은 억압받고 소외된 이들이 다시 당당히 꽃으로 설 수 있는 해방과 희망의 날이다.
마지막 연에서 “오늘도 웃음과 사랑을 팔면서 / 그날만을 기다려 봅니다 / 그날은 언제 올까요?”라는 물음은 현실의 아이러니를 함축한다. 웃음과 사랑이라는 가장 인간적인 가치마저도 생존을 위한 거래의 대상이 된 시대의 그 속에서 시인은 “그날”을 절망이 아닌 기다림의 언어로 호출하였다
*문학적 의의와 확장성
이 시는 개인적 서정과 사회적 발언이 상호 교차한다.
한 여성의 애환을 그린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코로나 이후 한국 사회의 경제적 취약계층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꺾이지 않는 인간의 희망을 함께 담아낸 집단 서사이다.
“분홍 불빛,” “꽃과 들풀,” “웃음과 사랑”이라는 이미지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사회적 리얼리티와 맞닿은 은유로 작동한다.
이 점에서 김석인 선생님의 미학은 ‘서정적 리얼리즘’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것이다
******총평
김석인 시인의 「그날은 언제 올까요」는 코로나19라는 시대적 재난 속에서 살아가는 사회적 약자의 현실을 날카롭게 포착한 작품이다.
분홍 불빛 아래에서 생존을 이어가는 여인의 삶을 통해, 인간이 본래는 꽃처럼 존엄한 존재임에도 현실은 들풀처럼 외면당하고 있다는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그러나 시인은 절망으로 마무리하지 않고 “그날”이라는 희망의 가능성을 남긴다. 이 기다림은 단순한 허상이 아니라, 인간 존엄과 사회적 회복을 향한 염원이다.
결국 이 시는 “생존의 언어”와 “희망의 언어”를 동시에 품은 시대의 기록으로
현장감이 중폭 된
아픔을 노래하였다